▲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이 환자의 얼굴에 레이저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WE클리닉 |
보통 여성들의 피부는 20대에 한 번, 30대에 또 한 번 큰 변화를 겪는다. 처음 피부가 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는 나이는 25세 정도이고, 본격적으로 피부가 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때는 30세부터라고 한다. 일단 피부가 칙칙해지고 화장이 잘 받지 않으며 탄력이 심하게 떨어져 모공이 커지고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하면 피부 고민이 시작된다.
하지만 최근 <W 뷰티>(랜덤하우스 펴냄)라는 책을 통해 피부 시크릿을 공개한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은 “평소 관리를 잘하면 이 노화의 속도를 5~10년 정도는 늦출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피부 노화의 주범과 가을철 피부의 안티에이징 처방전에 대해 들어보자.
흔히 피부 트러블을 피부 자체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환경 등으로 인해 몸속 균형이 깨지면서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장 주된 요인은 자외선으로, 피부 노화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주름, 잡티 제거에 좋다는 화장품을 사용해도 자외선을 비롯해 과로, 수면부족, 과음, 흡연 등 피부에 해가 되는 요인에 자주 노출되면 피부세포의 재생속도가 느려져 노화가 가속화된다.
◇자외선=피부노화의 3대 주범이 바로 자외선과 건조한 환경, 그리고 영양 부족이다. 그 중 가장 나쁜 것이 자외선이다.
우리 피부는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혈액이 증가해 홍반 현상이 생긴다. 이 홍반이 피부세포를 파괴하고 피부세포의 돌연변이로 변해 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 활성산소를 없애고 자외선의 투과를 막는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멜라닌 색소는 기미, 주근깨 등 원치 않는 피부 트러블을 만들기도 한다.
◇유전=만약 가족들의 피부가 얇고 건성 타입이라 눈가 주름이 많다면? 자신도 당장 눈가에 잔주름이 없더라도 남들보다 주름이 일찍 생길 수 있으므로 보습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언니나 엄마가 임신 전후로 기미, 검버섯이 많았다면 가능하면 호르몬제, 피임약 복용을 피하고 임신 전후로 잡티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기미 외에 잡티나 주름은 유전보다는 자외선에 노출되는 정도나 나쁜 생활습관, 피부의 저항력 정도에 따라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우가 많다.
◇질병=피부의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질병도 피부 노화를 앞당기는 요소다. 예를 들어 위장의 소화 기능에 따라 피부에 여드름이나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위장에서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또는 소화기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염증성 유발 독소가 증가해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무조건 굶는 식의 다이어트는 피부에도 해가 된다. 굶다 보면 몸에 급성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에 피부 재생력이 떨어지고 노폐물 순환 속도가 떨어져 작은 자극에도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매끼니 영양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는 것과 함께 음식을 씹는 방법도 중요하다. 음식을 한 쪽 어금니로만 씹으면 사용하는 쪽의 턱 근육만 발달해 턱선이 굵어지고, 반대쪽은 볼살이 처지며 전체적으로 피부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또한 한 쪽으로 턱을 괴고 식사를 하면 턱이나 목관절에 부담을 주어 얼굴선이 비뚤어지거나 부종이 생기기 쉽다.
◇수면부족=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피부 트러블이나 염증, 알레르기 등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자는 동안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우리 몸을 활동 모드에서 휴식 모드로 바꿔준다. 피부는 노폐물을 배출하고 새로운 피부세포를 부지런히 만들어낸다. 이때 관여하는 호르몬이 성장호르몬으로,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피부 재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림프와 혈액순환을 통해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며, 영양을 공급해 새로운 세포분열이 일어나는 턴오버(Turn-over) 현상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간이다. 자는 시간이 늦더라도 적어도 밤 12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하면 피부 재생의 순환 고리가 끊어져 피부의 노화시계가 앞당겨진다.
◇운동 부족=보통 30세 이후부터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하므로 적당한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을 하면 15분 후부터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보통 운동 시간에 비례해 분비량이 늘어난다. 운동을 아침에 하든, 점심에 하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스트레스=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에 여드름이나 습진 뾰루지 발진 다크서클이 생기기 쉽고 피지 분비도 과도해진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뇌에서 멜라닌 형성 세포를 자극하는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피부에 흑반이 생기고, 각질이 쌓이고 건조해지면서 잔주름이 늘어나는 등 피부 노화가 빨라진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에 수분과 염분을 모으는 작용이 있어 몸이 붓기도 한다. 평소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로 푸는 경우에는 피부 노화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표정관리=표정변화가 적은 사람은 얼굴근육을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얼굴 근육이 약해지고 피부가 푸석푸석하며 탄력이 떨어져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웃고 울고 표정변화가 많은 사람은 얼굴 근육이 단련되기는 하지만 곳곳에 주름이 쉽게 생길 수 있다. 남들보다 화를 잘 내면 미간이나 이마에 주름이 생기기 쉽다. 이왕 생기는 주름이라면 웃어서 생기는 주름이 낫지 않을까. 웃을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 도파민 등은 주름을 없애지는 못해도 피부톤을 화사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가을철은 여름철 더위와 자외선에 피부가 손상돼 모공이 늘어져 있고, 각질층이 두꺼워진 상태로 피부 톤이 칙칙한 시기다. 하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니 피부가 잔뜩 예민해진다. 만약 야외활동이 많다면 사우나나 찜질방 등 피부가 열을 접하는 장소에 가지 않는 게 좋다. 피부에 자극이 심한 코 팩이나 스크럽제 등도 당분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화이트닝에는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다. 피부가 검게 그을리거나 잡티가 생기는 것은 멜라닌 색소 때문이다. 이 멜라닌 색소를 없애거나 생성 과정을 차단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화이트닝 제품을 사용하되, 적어도 2~3개월은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만약 태닝한 피부가 얼룩덜룩하거나 화이트닝 제품만으로 잡티, 색소 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피부과 치료를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환절기만 되면 얼굴 홍조로 고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피부가 예민한 상태이므로 자극적인 스크럽제나 화학적인 필링, 때수건 사용을 자제하고 사우나나 심한 운동도 피하는 게 좋다. 반면 실내 온도를 22~26℃ 정도로 유지하고 오일 타입의 클렌저로 가볍게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겨울, 봄을 나는 동안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습기를 사용하고 주 1회 정도는 수분을 공급해주는 팩을 하면 좋다. 피지선이 거의 없는 눈가나 입 주변, 손 등은 심하게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보습 크림을 자주 발라준다. 특히 야외활동으로 찬바람을 쐬고 온 날은 스팀타월을 이용해 모공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폼클렌저의 거품을 많이 내서 세안을 충분히 한다.
세안하는 물의 온도는 피부 타입에 따라 다르다. 건성 피부는 약간 미지근한 30℃ 정도의 물을 사용하고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는 이것보다 찬 20℃, 중성 피부는 미지근한 25℃ 정도의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일교차가 커서 몸의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 버섯이나 두부, 생선, 콩, 견과류 등도 좋다.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강렬한 여름 햇볕보다 가을 햇볕이 더 피부 깊숙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밖에 나갈 때는 자외선차단제를 적어도 외출 30분 전에 발라 잘 흡수되도록 한다.
지난 30년간 기상청이 관측한 자료에 따르면 6~8월 평균 습도는 80% 이상인 데 비해 9~11월의 습도는 69%다. 건조해진 대기 속에는 자외선이 통과해야 할 장애물이 적어진다. 특히 파장이 긴 UVA는 피부 깊숙이 더 침투하는 특성이 있어 가을 피부는 기미와 주근깨, 잡티 등이 늘어나고 살짝 그을려 보인다.
조애경 원장은 “더운 여름에는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야외활동을 오래 하지 않지만, 날씨가 선선해진 가을에는 야외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시간이 더 길어지므로 가을 햇볕을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조애경 WE클리닉 원장
영양 불균형이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피부 나이를 앞당기는 생활습관이 얼마나 있는지 체크해 보자. 해당 항목이 많을수록 피부노화 속도가 빠른 편이므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술, 담배를 자주 한다.
□ 영양을 고루 섭취하지 않는다.
□ 목욕 시 때 벗기는 것을 좋아한다.
□ 잠을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 식사를 커피나 빵으로 간단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 하루에 커피를 2잔 이상 마신다.
□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 다이어트를 위해 종종 굶는 편이다.
□ 정기적 건강검진을 받지는 못한다.
□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드는 날이 종종 있다.
□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내는 편이다.
□ 실내에 오래 있으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
□ 가끔 과식을 하는 편이다.
자료 제공=WE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