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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녀 성대결> - 서울 강동구청장에 출마한 김충환 후보(왼쪽)와 이금라 후보. 아래 사진의 목포시장 후보 김정민(왼쪽), 오영남씨 는 자녀교육 문제로 입씨름중. | ||
유권자들의 무관심 현상이 없지 않으나 후보자들간에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시선거인 만큼 선거구가 무려 4천2백 곳이 넘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시도지사 16명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2백32명, 시도의원 6백25명, 구시군의원 3천4백59명이 선출된다. 〈일요신문〉은 지방선거 맞아 화제의 선거구는 물론 선거 이모저모를 집중 취재했다.
[남과 여 이것이 진검승부]
구청장 자리를 놓고 남녀 각각 1명이 출마해 성대결을 펼치는 곳이 있다. 서울 강동구가 바로 그곳. 민선 1, 2기에 이어 3선에 도전하는 현직 구청장인 한나라당 김충환 후보(48)와 시민운동가 출신의 현직 여성 시의원인 민주당 이금라 후보(51)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김 후보는 “3선을 달성해서 그간 추진해 온 사업을 깔끔히 마무리짓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출신인 이 후보는 가정주부, 직장생활, 시민단체, 서울시 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내세우며 ‘자격있는 여성구청장론’으로 맞서고 있다. 현직 시의원인 그는 IT 및 벤처기업 유치와 환경운동 경험을 살린 천연가스버스 증대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김 후보는 남성구청장으로서 자존심을 걸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주부 구청장’으로서 살림꾼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자식교육이 뭐기에…]
전남 목포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정민 후보(50·목포대 지역개발학과 교수)가 두 딸의 교육방식으로 공교육이 아닌 자율 가정학습(홈스쿨링)으로 택한 데 대해 후보들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후보의 두 딸은 지난 2000년부터 고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짜 스스로 학습을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경쟁자로 나선 목포시 공무원 출신의 무소속 오영남 후보(53)는 “대학교수가 공교육을 무시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며 “시장이 되면 공공정책을 부정할지 모른다”며 김 후보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아이의 특성에 맞게 개별적 선택을 한 것인데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한다”며 “일류대학과 성적만 강조하는 교육을 벗어나 다원성을 인정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목포시장 선거에는 한나라당 선무일 후보(62)와 목포상공회의소장인 민주당 전태홍 후보(65) 등이 나서 모두 4명의 후보가 치열한 선거전을 펴고 있다.
[기초장 출마한 ‘거물들’]
다선의 전직 국회의원과 행정부처 장관 출신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는 성남시장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이대엽씨(67·11,12,13대 의원)와 전북 남원시장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형배씨(64·11,13,15대 의원)가 있다.
재선 출신으로는 한나라당 의정부시장 김문원 후보(61·11,13대 의원)가 있다. 또 민주당 서울 용산구청장 이길범 후보는 11대 의원을, 한나라당 천안시장 성무용 후보는 14대 의원 출신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나섰다. 환경부장관과 15대 의원을 지낸 허남훈씨는 평택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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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구청장을 놓고 맞선 허옥경(왼쪽), 허훈씨는 남매지간이다. | ||
국내 선거 사상 처음으로 남매와 처남·매부가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화제인 곳도 있다. 먼저 부산 해운대 구청장 선거의 경우 남매가 한시적으로 ‘적’이 돼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허옥경 후보(44)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허훈 후보(47)가 그들이다.
오빠인 훈씨는 4년간 구의원을 하면서 구청장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부산시 정책개발실장 출신의 동생 옥경씨도 여성구청장으로서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 남매는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했었다. 공천과정에서 두 남매는 서로 포기하라며 설득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전략상 해운대구청장 후보로 여성공천 방침을 정하게 됐고, 훈씨가 이에 반발해 무소속행을 택해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
자식 둘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것을 두고 두 후보의 부모는 “싸우지 말고 선의의 경쟁을 하라”고 주문했다고.
춘천시 사북면에서는 시의원 자리를 놓고 처남·매부가 한판대결을 벌이게 됐다. 시의원 재선을 노리는 이승렬 후보(47)와 이씨의 여동생 남편 송병곤 후보(48)가 바로 그들.
이들은 사북면에서 토마토와 오이농사를 지으며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이다. 하지만 지역현안에 대한 방법론의 차이로 각각 출마하게 됐다. 하지만 선거결과에는 서로 깨끗이 승복하기로 합의했다고.
[고교 선후배 “한번 붙어봐”]
강원도의 정치 1번지 춘천시장에는 모두 세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재선의원 출신인 한나라당 류종수 후보(60)와 현 춘천시장인 민주당 배계섭 후보(65), 그리고 춘천시의회 터주대감을 자처하며 6선 의장의 관록을 자랑하는 무소속의 정태섭 후보(59)가 각각 도전장을 냈다. 그런데 이들 3명은 모두 춘천 토박이면서 춘천고 동문이기도하다. 지역 선후배이자 고교동문들간의 선거인 셈.
류 후보는 ‘힘있는 춘천시장론’을 내세우며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쌓은 정치력과 친화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배 후보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지금껏 추진해 온 사업이 잘 마무리되도록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정정당당 정태섭’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이들은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인구밀집 지역인 아파트촌을 중심으로 치열한 ‘내 땅’싸움을 하고 있다.
[시장 남편 시의원 아내 ‘꿈’]
부부가 나란히 시장과 시의원에 나선 경우도 있다. 민주노동당 의정부시장 후보로 나선 목영대씨(39)와 의정부시의원 후보로 나선 부인 차혜영씨(39)가 그들.
목 후보는 성균관대 재학시절 광주항쟁 진상규명 학내 시위주도 혐의로 옥고를 치른 뒤 의정부노동상담소와 의정부시민광장을 창립, 운영해 온 인물. 부인 차씨는 의정부시 보육조례 제정을 위한 여성모임 대표, 청소년 유해 성인극장 포스터 근절 대책위원 등을 역임한 맹렬 여성이다.
남편 선거를 도우려 했던 차씨는 “아이 때문에 출마를 망설였지만 여성권익과 자녀들의 보육,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시의원에 나섰다”고 출마배경을 밝혔다.
[“이인제씨와 친구였다오”]
충남 논산시에서 정치1번지로 꼽히는 취암동은 시의원 후보로 4명이 등록했다. 현역의원인 송덕빈 후보와 논산시청 관광문화계장 출신인 이성제 후보, 기능직공무원 출신의 박재홍 후보, 취암8동 개발위원장인 조영구 후보가 출마했다.
송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면 시의회 의장이 되겠다”며 한 표를 호소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인제 의원과 논산중학교 동기동창이자 시의원에 세번째 출마하는 조 후보는 “이인제랑 친구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당선돼야 한다”며 필승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풍’아 쌩쌩 불어라]
대구·경북에서 한국미래연합(대표 박근혜 의원) 후보들의 선전 여부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 포인트다. 미래연합은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23곳 중 5곳에 후보를 냈다.
구미시장 후보에 이강웅, 상주시장에 변영주, 경주시장에 박헌오, 칠곡군수에 이상수, 영덕군수에 황주현 후보 등이다. 지역정가에서는 미래연합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를 기반으로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와 인근의 상주, 칠곡 지역은 박풍이 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실제로 박 대표가 선거유세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변화가 일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측은 박풍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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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완주 민주당 후보(왼쪽)와 김현종 무소속 후보. | ||
전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김완주 후보와 무소속 김현종 후보간 맞대결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98년 당시 국민회의(현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돼, 민선 2기 전주시장을 역임한 김완주 후보는 ‘안정적인 전주발전을 위해서는 시정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김현종 후보는 ‘천년고도 전주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며 지역 경제력의 근간인 인구가 정체되고 감소세에 있는 ‘전주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정동영 후보의 언론특보로 활동했으나,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한 김현종 후보는 ‘선거 4계급론’을 설파하며 무소속 후보의 설움을 강변하고 있다.
김 후보가 주장하는 4계급 중 제1계급은 현역 정당후보, 제2계급은 현역 비정당후보, 제3계급은 비현역 정당후보, 제4계급은 비현역 비정당후보로 제1계급에 속하는 김완주 후보에 비해 제4계급에 속하는 자신은 ‘숨쉴 자유와 악수할 자유밖에는 없다’며 자신의 불리한 처지를 항변하고 있다.
한편, 전주시장 선거는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홍3게이트 등으로 호남 유권자들 사이에 기존 민주당 지지층이 엷어졌다는 점에서 ‘무소속 돌풍’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전주시장 선거가 전주고 대 비전주고의 대결구도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력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영남에서도 기초단체장의 경우 무소속 바람이 만만치 않다. 경남의 경우 거창, 합천, 산청 등 서부경남 일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경북은 칠곡군수의 경우 7명이 출마해 7파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무소속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성주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40년간 성주읍에서 약국을 경영해 온 이창우 전 경북도의원은 ‘청렴한 행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 조직을 기반으로 표를 모으고 있다.
이에 평생을 농협과 참외원예조합에 몸담아 온 도길환 전 조합장이 농민들의 탄탄한 지지를 등에 업고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무소속 돌풍은 영양군에서도 불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자인 김용암 경북도의원의 조직력에 권용한 전 영양군수와 남정태 전 포항시 재무국장이 도전장을 냈다.
구자홍 기자 jhkoo@ilyo.co.kr
백승구 기자 eagle@ilyo.co.kr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