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 자외선은 계절에 상관없이 늘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다.
물론 적당하게 햇볕을 쬐는 것은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무턱대고 오랫동안 피부를 햇빛에 노출시킬 경우다. 피부를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할 경우에는 심한 경우 각종 부작용을 앓게 될 수도 있다. 가령 피부가 붉고 가려워지거나 혹은 좁쌀만한 수포가 생기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화상을 입기도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외선을 쐬면 주름살이 늘거나 깊어지며, 또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혹시 자동차에 선팅을 해놓았거나 하루 중 사무실이나 집안 등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이런 생각이 착각일 수도 있다. 프랑스 브장송대학의 의학팀의 실험 결과 유리창을 통과해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인한 피부 손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대 앞에 앉아 있는 직업이거나 사무실에서 창가 쪽 자리에 앉은 경우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령 운전을 하는 사람의 경우 햇빛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얼굴의 노화 상태가 현저하게 달랐다. 즉 창문 쪽을 향한 얼굴이 반대편 쪽 얼굴보다 7년 정도 빨리 노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경우에는 왼쪽 얼굴이 오른쪽보다 상대적으로 더 빨리 늙는다는 이야기다.
또한 사무실에서 창문 가까이 앉은 사람들의 경우도 비슷했다. 창문을 닫았는데도 불구하고 창문 쪽으로 향한 얼굴의 노화가 반대쪽 얼굴보다 더 심했다.
실험에 참가한 62세의 한 여성은 33년 동안 매일 2~5시간씩 고객 상담을 위해서 운전을 하고 다닌 세일즈우먼이었다. 그리고 피부 상태를 측정한 결과 창문에서 가까운 얼굴의 주름이 반대편 쪽 얼굴보다 더 깊었고, 또 더 많이 생성되어 있었다.
피부 노화의 주범이 되는 자외선은 UVA다. 일반 유리창은 UVB는 거의 대부분 차단하지만 UVA는 50%밖에 차단하지 못한다. UVA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피부에 깊숙이 침투해서 노화를 촉진하는 자외선으로 웬만한 유리창은 다 통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지 여름휴가철에만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일상 속 언제 어디서나 항상 자외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