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지금 신정환은 네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 언제쯤 귀국할 예정일까. 필리핀 세부에서의 해외 원정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신정환은 홍콩을 거쳐 현재는 네팔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의 경우 거주 한국인이 많지 않아 세부나 홍콩 거주 당시처럼 목격담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측근들을 통해 현재 신정환이 다리 부상 악화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이야기 정도만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항간에선 그가 네팔을 찾은 이유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신정환이 필리핀 세부를 떠나 홍콩에 도착했을 당시만 해도 유력한 다음 행선지는 마카오였다. 그 이유는 역시 마카오가 카지노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매스컴에서도 신정환이 도박을 위해 다시 마카오를 찾았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측근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신정환의 한 최측근 인사는 “한국인이 적은 제3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행선지가 네팔임이 알려졌다. 마카오가 아닌 네팔로 행선지를 정하면서 여론의 뭇매도 다소 낮아졌다. 대다수의 매스컴은 네팔을 ‘한국인이 적고 카지노나 도박장이 거의 없는 국가’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박과 카지노에 대해 잘 아는 이들은 신정환이 네팔로 갔다는 소식에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도박사들 사이에선 네팔이 갬블러들의 ‘마지막 단계’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도박 전문가는 “네팔은 카지노가 많은 나라”라며 “내 기억으로는 안나푸르나 호텔, 솔티 호텔, 라디쉰 호텔, 야크앤예티 호텔, 하얏트 호텔 등 호텔 카지노만 다섯 군데”라고 얘기한다.
그에 따르면 네팔 카지노는 필리핀이나 마카오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이들이 많이 찾는데 마지막 단계라 부르는 까닭은 카지노에서 돈을 다 잃고 나면 권총을 빌려 뒷산으로 자살하러 떠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란다. 여기서 뒷산은 바로 에베레스트다. 지난 7월 출간된 김진명의 소설 <카지노>에도 네팔 카지노의 모습이 나온다. 이 소설에는 네팔 카지노에서 자살하는 갬블러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다뤄져 있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 다행히 신정환은 네팔의 카지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팔 한인회 이경섭 회장은 <일요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스컴을 통해 신정환 씨가 네팔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 직접 보진 못했고 다른 한인회 교민들에게도 그를 봤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음식점 같은 데만 나타나도 금세 그 소식이 교민들 사이에 알려졌을 텐데 아무런 얘기도 없다. 정말 네팔에 있나 싶다”고 전한다. 혹시 호텔에 묵으며 외부 출입을 하지 않은 채 호텔 카지노만 오가서 그런 건 아닐까? 이경섭 회장은 “다른 데는 몰라도 카지노에 나타나면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적어도 네팔 카지노에는 오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신정환이 네팔에 체류 중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신정환이 네팔에 체류 중이라는 소식은 측근들을 통해 알려진 얘기일 뿐 외교부나 검찰 등 정부 기관을 통해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홍콩 체류 당시 제3국행을 언급했던 측근조차 당시 칠레 몽골 네팔 등을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았지만 현재 신정환이 네팔에 체류 중인지의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신정환의 지인들도 그가 네팔 시내, 특히 카지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그가 네팔에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소속사는 신정환이 네팔 현지의 지인 집에 머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네팔 현지 한인들이 신정환을 보지 못한 까닭이 다리 부상 악화 때문은 아닐까. 신정환의 소속사는 신정환이 지난해 교통사고 당시 수술한 다리 부위에 문제가 생겨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다리 부상 악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론은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뎅기열 파문을 겪은 터라 다리 부상 악화 역시 귀국을 위한 여론 전환용 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신정환은 지난해 11월 초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정강이뼈 등에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다리에 심은 철심이 원래 위치를 벗어나 재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이를 미루다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국내에 있는 지인들이 조금씩 생활비를 부쳐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극소수의 몇 명하고만 연락이 되는 모양이다. 절친한 동료 연예인인 탁재훈조차 신정환과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탁재훈은 “세부에 가기 전에도 다리를 저는 등 고생을 많이 했는데 타국에서 다리가 많이 아프다니 걱정”이라며 “하루 빨리 귀국해야 할 텐데 안타깝다”라고 말한다. 신정환에게 생활비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전화 연락마저 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탁재훈은 최대한 빨리 귀국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우선 귀국해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사법 처벌을 받은 뒤 도박 중독에 대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탁재훈은 “분명 잘못을 했지만 그건 병이기도 한 만큼 빨리 치료 받은 뒤 대중들이 다시 기회를 주길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대중이 다시 그에게 연예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것. 이를 위해선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귀국하는 것이 급선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