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이시오기지1968’ 전경
[부산=일요신문] 폐교된 부산 서구 암남동 옛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자리가 서부산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체험시설 ‘알로이시오기지1968(놀탐기지)’로 탈바꿈해 문을 연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25일 오전 10시 30분 학교법인 소년의집학원이 운영하는 ‘알로이시오기지1968’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알로이시오기지1968’이란 ‘알로이시오’는 설립자 신부님의 이름을, 1968은 학교사업 시작년도를, 기지는 버팀목 같은 장소라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이 기지는 오퍼스 건축사무소의 공동대표인 우대성 건축가와 마리아수녀회가 7년간 함께 고심하며 기획과 설계를 하고, 2년간의 준비와 공사기간을 거쳐 대지면적 1만4,455㎡, 연면적 9,917.3㎡에 총 사업비 97억8,000만원을 들여 건물 3개동으로 만들어졌다.
건물 3개동은 가동(실습동), 나동(고등학교동), 다동(중학교동)으로 만들어졌다. 부산시교육청이 75억원을, 소년의집학원이 25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알로이시오기지1968’ 정문 모습
가동은 1층에 빵굽는 수녀님, 알로이시오홀, 잼잇소, 도담도담 등을, 2층에 웰컴센터, 회의실, 뷰티스튜디오, 역사관 등을, 3층에 요즘공방, 뮤직스튜디오, 도서관, 침묵의 방 등을, 4층에 요리조리, 스마트팜, 달빛옥상을, 5층에 팜팜농장 등을 각각 갖췄다.
나동은 친환경적인 야외센터로 조성됐다. 다동은 1층에 세미나실, 회의실, 나무창작기지 등으로, 2~4층에 다목적 교실 등으로, 5층에 소강당 등으로 각각 꾸몄다.
이 기지는 시멘트를 걷어내고 흙을 살려 텃밭을 만들었으며, 도심에서 달빛을 맞이하고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함께 모여 떠들고 나누는 공간이 있는 한편, 온전히 조용함을 느끼며 침묵하는 공간도 있다. 모든 공간은 다르게 꾸며졌지만 서로 연결돼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부산시교육청과 알로이시오기지1968은 지난 2월 15일 시교육청에서 ‘통합방과후학교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3월 1일부터 알로이시오통합방과후학교를 본격 운영키로 했다.
초·중·고 학교단체의 합의적 체험활동과 일반인을 위한 특강도 진행한다. 기지 전체를 체험하는 기지탐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알로이시오기지1968’ 내에 자리한 수경재배실
알로이시오통합학교는 목공, 요리, 제빵, 수경재배, 텃밭가꾸기, 디지털 메이킹, 공예 등 다양한 놀탐 체험 방과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놀탐 방과후프로그램은 단발성이 아닌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구성으로 학생들의 지속적인 성장에 초점을 두고 운영된다.
특히 도서관, 텃밭, 달빛옥상, 공연홀, 대청마루, 음악활동실, 뷰티활동실, 족욕터, 침묵의 방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쉼과 에너지를 동시에 채우는 여유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알로이시오 힐링센터와 연계한 심리상담도 한다.
김석준 교육감은 “지난 50년간 가난하고 소외당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일깨워줬던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가 이제는 우리 학생들과 지역주민을 위한 미래교육과 문화체험의 전초기지로 새롭게 태어났다”며 “이 기지는 학생과 지역주민들에게 안식의 공간이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소 알로이시오 신부(Aloysius Schwartz 1930~1992)가 만든 알로이시오 중·고교는 지난 50년간(1968-2018) 마리아수녀회에서 돌보던 아이들이 사용했던 곳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이들을 국가와 사회가 돌보게 되면서 중학교는 지난 2016년 3월, 고등학교는 2018년 3월에 각각 폐교됐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