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dult Video) 배우란 여자로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일본에서는 AV 배우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인기 탤런트를 능가하는 미모를 자랑하는 젊은 여성들이 계속해서 AV에 데뷔하자 사람들의 의문이 증폭됐다. “대체 출연료가 얼마기에 저렇게 예쁜데 AV 배우가 될 생각을 했을까”하는 것이다. 출연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다보니 AV 제작사에서는 여배우들의 몸매나 얼굴, 연출 가능 수위 등에 따라 등급을 매겨 출연료나 대우 등에 차등을 둔다. 그렇다면 신인배우와 스타배우가 받는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최근호에서 보도한 일본 AV업계 뒷이야기를 발췌수록한다.
아오이 소라나 오자와 마리는 일본 AV의 열혈팬이 아니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두 사람은 모두 AV 출신의 여배우로 지금은 영화 출연이나 애니메이션 홍보 등의 활동을 하며 일본은 물론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사람의 경우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파격적인 누드화보로 주목받으며 데뷔하거나 인기가 떨어졌을 때 누드화보로 재기에 성공하는 일이 많았다면, 최근엔 AV가 화제를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만큼 AV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많이 완화됐고, 이와 함께 수많은 팬을 거느린 AV 배우들이 늘고 있다.
일본 AV 업계에서 여배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단타이(單體) 여배우와 기카쿠(企劃) 여배우다. 단타이 여배우는 외모와 연기력이 출중해 솔로로 한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배우며, 기카쿠 여배우는 동시에 여러 명이 등장하는 기획물에 출연하는 배우다. 단타이냐 기카쿠냐를 결정하는 것은 90% 이상이 배우의 외모와 연령이다. 두 부류는 데뷔과정부터 출연료 등의 대우까지 매우 다르다.
단타이는 ‘AV아이돌’을 목표로 데뷔한다. 특정 소속사와 계약해 예명을 갖고 활동한다. 보통 한 달에 1편 정도 찍고 한 편당 300만~500만 엔(약 4000만~7000만 원) 정도의 개런티를 받는다. 단타이는 인기 정도 혹은 AV 판매율에 따라 S급, A급, B급의 세 단계로 나뉜다. 인기를 얻어 A급이 되면 여러 메이커와 복수 계약할 수 있게 된다. AV 여배우로서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S급 단타이가 되면 개런티가 한 편에 약 500만~800만 엔(약 7000만~1억 1000만 원) 정도로 뛴다. 또한 AV 수위도 매우 소프트해진다.
기카쿠는 특정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개런티는 단타이보다 훨씬 적다. 기카쿠 여배우의 경우도 A급 기카쿠단타이, 기카쿠단타이, 기카쿠의 세 단계로 나뉜다. 가장 낮은 등급의 기카쿠 여배우는 출연료로 수만 엔(수십만 원)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쯤되면 여배우들은 모두 S급 단타이가 되길 바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AV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그 이유를 “단타이보다 기카쿠로 활동하는 편이 소속사의 구속 없이 마음껏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AV 여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매체 노출이다. 이를 업계에선 ‘파브전개’라고 한다. ‘파브’란 퍼블리시티의 일본식 약자로 스포츠신문, 편의점 잡지, TV 등을 이용한 광고를 말한다. 직업 특성상 부모나 남자친구에게 AV 활동을 알리고 싶지 않은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전개’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이 어떤 매체에까지 광고할 수 있느냐다. 지상파 매체에까지 얼굴을 공개하고 활동할 자신이 없으면 S급 배우로 성장하기란 불가능하다. 관계자는 “간혹 여배우들 중에는 ‘아버지가 특정 신문을 구독하니까 그 신문은 광고 불가’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 A급 단타이 배우인 19세 아즈사 유이. |
데뷔에 앞서 지원자들은 면접과 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연령 확인’이다. 관계자는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을 통해 정확히 확인한다. 또 세세한 질문이나 앙케트 등을 실시해 성향이나 연기 가능 수위를 파악한다”며 “어떨 때는 즉석에서 올누드로 촬영을 요청해 ‘진짜 벗을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 자질이 보이는 배우는 프로필 명함 등을 만들어 직접 영업에 나서기도 한다고.
AV 배우에 지원하는 이유는 대부분 돈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에 돈보다 자유로운 성관계를 즐기기 위해 지원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부분이다. A급 단타이 여배우 아즈사 유이(19)는 “AV 여배우가 된 목적은 돈이 아닌 섹스”라고 당당히 말한다.
출연료는 규정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협상으로 결정된다. SM플레이, 레즈비언플레이 등 원치 않는 연기를 ‘NG’라고 하는데 NG를 해제하면 한 편당 30만~50만 엔(약 500만~700만 원)까지 출연료가 추가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AV 업계에서 은퇴하는 이유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거나 컨디션이 나빠져서 등 다양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유가 “부모에게 들켜서”다. 관계자는 그러나 “그 중 반 정도가 금전적인 문제를 이유로 업계로 다시 돌아오곤 한다”고 말했다. 은퇴와 재기를 반복하는 여배우들이 많은 이유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