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통영시청 입구 노상에서 민주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노조원들의 집회 모습
[경남=일요신문] 민주노총이 동원개발 건설현장에서 자신들의 타워크레인 기사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영시청 앞 노상에서 집회를 갖고, 동원개발 산하 동원유스호스텔에 대해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등 건설사에 대한 압력행사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건설계의 양대 노동단체는 이미 건피아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를 견제하는 정부 부처도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치외법권 세력으로 치부되고 있다. 한국에서 건설업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는지 오래인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산하 레미콘관련 노조를 움직여 레미콘 공급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건설현장의 숨통을 끊어 놓아 굴복하도록 만드는 수법은 익히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노총은 동원유스호스텔이 사업장의 고품격을 강조하기 위해 허가신청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동원리조트와 혼재해 상호를 사용한 사실을 통영시청에다 민원으로 제기했다. ‘특혜’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옥죄기에 들어갔다.
국내 거대노동단체는 타워크레인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료해 보인다.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노동단체의 가장 큰 이권이기 때문이다. 1기를 점거하면 월 평균 500만원까지 월례비라는 명분으로 금품을 수수한다. 각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평균 3~4기 정도 세우고 있으니, 이들의 연간 수익은 억대를 넘어서고 있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노동단체의 자금줄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에는 월례비라는 다양한 불법관행이 있다. 그중에서 건설사와 건설중장비 타워크레인 노동자간에 수수되는 월례비는 그 액수와 규모면에서 전대미문의 구조적 악습이다. 안전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기타 제반 안전규정이 있는바, 건설사가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안전규정 불이행의 편의를 봐 달라고 타워노동자들에게 대가성으로 주는 불법금품이 바로 월례비”라고 밝혔다.
타워크레인이 이처럼 돈이 된다는 사실이 건설계에 널리 퍼지다 보니, 우후죽순으로 타워크레인 분과를 만들어 활동하는 노동단체 기생 분과는 여러 곳에 이른다. 이들에게 시달리다 못한 피해자들은 국민청원이라는 돌파구를 찾았으나 이마저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한민국 악의 축 건설노조(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그들의 갑질을 막아 주십시오’, ‘민주노총 타워크레인 분과와 연합노련 타워조종사연합의 불법적인 행태’, ‘노동자가 노동자를 착취합니다’, ‘악의 집단 건설노조를 바로잡아주십시오’ 등의 숱한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청원 가운데 한 게시글은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채용이 수용되지 않을 시 건설현장의 먼지를 탈탈 털어 고소·고발을 일삼는다. 건설회사들도 주민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하며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 찍었는지 알 수도 없는 무수한 사진들이 담당구청, 시청, 고용노동부에 흘러 들어가 과태료로 수백, 수천만 원은 우습게 날아간다. 쓰레기통을 뒤져 사진을 찍어 고발하기도 한다. 이렇게 놔둬서 되겠습니까?”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국민청원은 2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이에 대한 답변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노동자가 노동자의 피땀인 고혈을 빨아먹고 있어도 합법을 가장한 불법을 저지르는 이들의 횡포는 처벌이 따르지 않기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이다.
한편 통영시에 동원유스호스텔의 위법행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허가받을 당시 동원유스호스텔로 상호를 정했기에 동원리조트와 혼재해 사용하는 것이 현재 제기된 문제”라며 “상호는 법령으로 따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유스호스텔이라 해서 일반인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에 대한 제재는 없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