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청 전경
[김해=일요신문] 김해시가 일제강점기 붙여진 일본식 지명과 공적장부에 남은 일본식 이름을 없애기로 해 주목된다.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말까지 일제강점기 만들어지거나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비하·말살할 목적으로 왜곡한 일본식 지명 등을 찾아내 일제 정비키로 했다.
일례로 진영읍 죽곡리에 있는 소류지 이름인 외촌(外村)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지은 것으로 의심을 받는다. 시는 조선시대 밤나무가 많아 율리(栗里)라고 불렸던 옛 지명대로 율리소류지로 변경해 경상남도지명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지명의 제정 및 변경은 행정구역 관할 시군지명위원회와 경상남도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고 국토지리정보원이 고시함으로써 완료된다.
시는 지명 변경을 대다수 지역주민이 지명 유래 등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와 변경이 어려워진 경우 등을 고려해 해당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정비한다.
3.1절이 있는 이달 한 달간 ‘공적장부 일본이름 지우기’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지난해 1차 조사에서 지적공부와 등기부가 불일치한 210필지를 대상으로 토지·임야대장, 등기부등본 등 공적장부에 남아 있는 일본식 이름을 찾아내 우리식 표현으로 정비한다.
일부 공적장부의 과거 소유자 명에 창씨개명(일본식 성과 이름을 갖도록 강요한 것)식 표기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일본식 이름으로 등록된 등기부등본은 있지만 토지개발사업 등으로 토지대장이 없는 경우 등기부등본을 말소해 공적장부에서 일본식 이름을 삭제한다.
일본식 이름이 남아 있는 공적장부는 후손들이 소유권 이전(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하고 귀속재산(우리 정부로 이관된 8.15 광복 이전 일본인 소유 재산)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달청으로 이관해 현장조사 등을 거쳐 국유화 절차에 들어간다.
이기영 토지정보과장은 “김해시는 일제강점기 국내 주요 식량 수탈지 중 한곳으로 1978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부산으로 편입된 대저, 명지 등 현 강서구에 일본인 거주가 많았다”며 “지속적인 정비사업으로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