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의사의 적극적인 수술 권유와 환자의 의지, 의사에 대한 신뢰가 함께 어우러져 치명적인 간암으로 발달하기 직전 단계에서 간세포선암 환자를 수술로 완치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이 지난 2월 말 간혈관종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간 절제술로 간세포선종을 제거했다”고 10일 밝혔다.
박 센터장은 이 환자의 간우엽에 생긴 지름 12㎝크기의 거대 종양을 성공적으로 절제했고, 조직검사 결과 당시 1차 의료기관에서 혈관종으로 진단됐던 종양은 간세포암 직전 단계인 간세포선종으로 최종 확인했다.
간세포선종은 100% 간세포암으로 진행되기에 반드시 수술해야 하지만, 대부분 혈관종으로 의심되므로 조직검사를 할 수 없는 매우 드문 암으로, 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종양이다.
온종합병원 박센터장 말에 따르면 20대 후반 남성 환자는 일본에서 유학 생활하던 중 밤에 잘 때마다 장기가 옆으로 쏠리는 느낌과 함께 늘 피로감이 들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참고 지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김해의 집 근처 병원을 통해 피검사와 간 초음파, 간 CT 검사에서 ‘간 혈관종’이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3차 의료기관으로의 정밀진료를 권유받았다.
간담췌암 수술로 명성을 얻은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의 소식을 전해 들은 환자는 박광민 센터장을 찾아왔고, 간 MRI 검사 결과 간 우엽에 12㎝ 크기 종양이 발견됐다.
특히 종양이 간 중앙부로 파고 들어간 점을 미뤄보아 혈관종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박광민 센터장은 PET-CT 검사를 통해 다른 장기에는 전이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외과 의사들은 일단 간 혈관종으로 간주하고, 거대 혈관종의 수술 위험을 감안해 6개월 혹은 1년 간 경과 관찰하는 게 상례다.
박 센터장은 만일 암일 경우 젊은 환자가 치명적인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을 우려해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환자의 현 상태를 상세히 설명했고, 환자와 보호자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흔쾌히 수술을 결정함으로써 무사히 간세포선종을 완벽히 제거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박광민 센터장은 “간세포선종은 예외 없이 간세포암으로 진행되므로 반드시 수술하여야 하는 종양”이라며 “만약 이번에 수술하지 않았다면, 이 젊은이는 조만간 거대간암으로 발전해 수술 불가한 상황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환자 보호자의 적극적인 수술 결정이 아들의 목숨을 살려냈다”고 말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