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오후 9시경의 평산동 먹자골목 입구 모습. 사람들로 넘쳐나야 할 시간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일요신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상가번영회 가입 회원수가 60여 명이었다. 지금은 많은 곳이 폐업해 40명가량만 남았다.” 경남 양산시 웅상 지역의 먹거리 특화 구역인 ‘평산동 먹자골목 상가번영회’ 김영철 회장의 안타까운 푸념이다.
웅상 지역은 양산시 전체 인구 중 4개동(서창·소주·평산·덕계동)으로 곧 인구 1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 상권의 현재 상황은 처참하다.
10여 년 전부터 형성된 ‘평산동 먹자골목’은 웅상지역 4개동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사방 300~400m 양 옆으로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육류 △해산물 △간식류 △식사류 △계절특산물 △한식 등 입맛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평산음악공원에서 이어지는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까지 데이트와 가족 외식 장소로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이렇듯 수백 개의 ‘먹거리 가게’가 들어섰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폐업 탓에 빈 가게도 점점 늘고 있다.
김영철 회장은 “평산동 먹자골목은 둥지를 튼 소상공인들이 처음에는 소규모 모임으로 ‘길거리 청소’나 ‘불우이웃돕기’ 등의 봉사활동 모임을 가진 것이 지금의 번영회로 발전했다”면서 “경남도의 골목활성화 정책 공모에 지원·당선돼 2000만 원의 사업비를 받기도 했다. 이 지원금으로 다양한 행사는 물론, 고객 감사 이벤트 등으로 항상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코로나19 이전 당시를 회상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번영회는 물론 일반 상가들 모두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먹자골목 상권은 조금씩 커져가지만, 외식문화가 회복되기 전에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정치권도 적극 나섰다. 성동은 경남도의원(민주당)은 경남도에 특별교부금 3억 원을 요구·편성해 상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양산시가 먹자골목 한 가운데 위치한 ‘평산음악공원’ 정비 사업을 벌였고, 지난해 11월에는 2억 3000만 원을 들여 평산동 먹자골목을 알리는 조형물(사진) 총 4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김영철 회장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언젠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번영회 회원들은 물론 일반 가게까지 정부지원 사업 이용 안내, 배달 전환 등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은 코로나19로 타격 받은 양산 ‘평산동 먹자골목’ 상점들의 회복은 더딘 것이 사실”이라며 “양산 시민들이 사랑하고 즐겨 찾는 명소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주고 많이들 찾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