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위, 연합뉴스)과 컨테이너선(아래, 픽사베이)
[부산=일요신문] 글로벌 해운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진에서 빠르게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운사의 운항 감축(Blank Sailing) 등 선복량 조절 및 주요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반등에 주로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내용은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 소속 BNK경제연구원이 지난 6일 발표한 ‘글로벌 해운시장 전망과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보고서는 2021년에도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중심의 업황 호조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보며 벌크선의 경우 글로벌 산업활동 재개, 제조업 가동률 상승, 중국 곡물수입 증가 등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건화물선 선복량 증가율도 지난해 3.7%에서 올해 2.6%로 둔화됨에 따라 공급 측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선은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 미국 경기부양 정책 효과 등으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황산화물 배출 규제, EU 온실가스 배출거래 의무화 등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 해체 증가는 선박공급 축소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유조선의 경우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반등에도 불구하고 인적이동 제한으로 항공유 등의 수요 증가세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측면에서도 원유 저장용 선박이 올해 안으로 시장에 재투입되면서 운임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시장 회복은 조선업 수주 확대로 연결돼 동남권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 발주 시 기술경쟁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화되는 만큼, 중국, 일본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의 선박 수주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동남권 해운업황의 경우 미약한 개선 흐름을 보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해운업은 대부분 중소형 선사로 구성돼 있으며 선종도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탱커선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동남권 해운업은 매출액 상위 20개사의 영업이익률이 2015년 13.8%에서 2019년 2.7%까지 하락하는 등 활력이 약화돼 왔는데 이와 같은 추세는 기업규모 및 선종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해운업계가 미래 대응력을 높이는데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해운업계를 둘러싼 이슈가 과거에는 저성장, 선박 과잉공급에 집중됐으나 이제는 4차 산업혁명, 환경규제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미래 지속성장 구조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해운사간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도 해운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선사는 새로운 얼라이언스 구축, M&A, 선박 대형화 등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여나가고 있으나 중소형 선사의 활력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K경제연구원 정영두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진전과 환경규제 강화 흐름으로 해운업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동남권 해운사는 기업규모를 감안할 때 디지털 및 친환경 전환을 위한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