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KBS |
드라마 <인어아가씨> <환상의 커플>, 영화 <상사부일체> 등에 출연하며 많은 인기를 누려온 김성민은 최근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을 통해 더욱 대중들에게 친숙한 스타로 등극했다. 그런 만큼 김성민의 마약 구속은 충격적이다. 기존 마약 사건 연루 연예인의 경우 작품 활동을 제외하곤 대중들과 일정한 거리를 둬 온 이들이었다.
구속 이후 지난 1월 ‘남자의 자격’ 방송 건강검진 편에서 이경규가 “김성민은 녹화장에서 항상 활기가 돌고 힘이 넘친다”라며 “오랫동안 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경규가 마약 복용을 알고 있었다기보단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해 이런 농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시 방송은 마약 복용 여부가 드러날 수도 있는 건강검진이었다.
사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고정 출연자의 경우 이상한 낌새가 있을 경우 제작진이나 동료들이 이를 눈치챌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남자의 자격’ 제작진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상 징후는 분명 있었다. 방송에서 보이는 김성민은 이경규의 말처럼 늘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메이커였다. 하지만 평소 성격까지 그렇진 않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에 합창단원으로 참석한 한 연예인은 “평소에는 진지하고 조용한 편인데 녹화 도중 분위기가 처진다 싶으면 그 누구보다 왕성한 에너지를 내뿜었다”고 말한 바 있다. 동료 멤버인 김태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로움을 많이 타서 걱정했는데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얘기다. 항간에선 김성민이 평소 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성민은 자택에서 검거됐다. 마약 사건의 경우 검사를 통해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데 김성민의 경우는 체포 당시 자택에서 마약까지 발견돼 체포 하루 만에 구속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검찰의 김성민 마약 수사설이 이미 지난 10월부터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나돌았다는 점이다. 마약 수사의 경우 증거 인멸 및 도주의 가능성이 높아 수사기관에서 보안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따라서 관련 소문이 먼저 나돌 경우 사실무근인 걸로 밝혀지는 일이 많았다. 10월 초 경찰 관계자들을 통해 김성민을 비롯한 연예인 마약 사건이 곧 터진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검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문은 루머성 괴담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구속된 것은 두 달여가 지난 12월 4일. 증거 인멸 및 도주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김성민 본인은 정작 관련 소문을 몰랐는지 자택에서 마약까지 소지한 채 체포됐다. 게다가 체포 전후의 움직임에서도 수상한 점이 여럿 포착된다. 김성민은 김태원을 비롯한 ‘남자의 자격’ 동료들에게 체포되기 전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급박하게 수사진이 자택을 덮쳐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김성민은 주위에 문자까지 보내며 신변 정리를 한 뒤 증거물과 함께 순순히 검거됐다. 또한 검거된 뒤 검찰에서 혐의를 부인하지 않고 “해외에서 필로폰을 구입해 직접 밀반입했다”고 진술했다. 게다가 구속 수감된 시점에서 지난 4일, SBS가 <8시뉴스>를 통해 구속 사실을 보도하자 몇 분 뒤 트위터에 “죄송합니다. 저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을 모든 분과 우리 가족들과 제가 사랑한 사람들 모두에게”라는 글까지 올렸다. 구속된 마약 사범이 어떻게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거나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어 트위터에 발빠르게 글을 올렸느냐는 부분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김성민이 미리 체포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관건은 김성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체포됐는지의 여부다. 검찰 수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방법은 도주뿐인데 향후 연예계 활동을 고려해 도주 대신 체포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 역시 마약 사범의 경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경우 수사 과정에서 상당한 배려를 해주는 편이다. 플리바게닝(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이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부분 역시 마약 관련 수사다. 체포되기 직전 문자를 보낸 점, 특히 보도 직후 트위터에 글까지 올린 행위는 사실상 검찰이 허용해야만 가능하다.
결국 초점은 김성민의 검거 과정이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나 경찰 마약 담당 부서가 아닌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에서 담당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김성민 사건이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수사 중인 부산의 한 마약 조직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지검 강력부에선 김성민이 체포된 3일 오후 부산 마약 조직에 단속정보를 흘려주고 상습적으로 뒷돈을 받아 챙긴 현직 경찰관을 체포했다. 해당 경찰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체포 시점으로 볼 때 김성민 마약 사건이 뇌물 경찰관 관련 부산 마약 조직 사건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