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5일 개관된 아트플랫폼은 일본조계지 내에 있던 오래된 창고를 완전히 개조한 문화예술공간이다. 잠깐 설명을 하자면 조계지는 외국인 치외법권지역으로 조선 속 작은 외국이라 할 수 있다. 운요호사건과 강화도조약에 의해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된 이후 인천은 조선 진출을 노리는 열강들의 교두보 노릇을 해왔다. 러시아, 영국, 청, 일본 등이 지금의 인천자유공원 남서쪽 일대에 조계지를 형성했는데 그 규모가 컸던 것이 청과 일본의 조계지였다. 1883년 일본이 먼저 조계지를 마련했고, 그 이듬해 청이 뒤를 이었다.
아트플랫폼은 일본조계지 왼쪽 끄트머리에 있다. 길을 하나만 건너면 중국조계지다. 청과 일본인 구역을 나누는 그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청일조계지경계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은 자유공원과 연결된다. 중앙에 돌계단을 배치하고 양쪽에 조경을 했다. 오른쪽은 일본식, 왼쪽은 중국식이다.
아트플랫폼은 구일본우선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248호)를 비롯해 개항기와 1930~40년대에 지어진 13동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구축됐다.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단지가 나뉘는데, 두 단지는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다. 이곳에는 전시장, 입주 작가 작업실, 공예체험장, 자료실, 게스트하우스, 커뮤니티하우스 등이 들어서 있다.
아트플랫폼에 가면 2~3개의 전시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기억애’와 ‘혼돈’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B동 전시장과 D동 아카이브관, H동 커뮤니티홀 등을 빌려 전시 중인 ‘기억애’는 아트플랫폼 입주 작가 28명이 참여했다. 아트플랫폼에서는 미술 작가들이 걱정 없이 작품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동안 작업실과 거주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작가들은 3~12개월 동안 아트플랫폼에 입주하면서 작품을 생산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에 담긴 기억을 신선한 조형적 해석으로 선보이고 있다. 2011년 1월 23일까지 계속된다. 크리스탈큐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혼돈’은 여러 장르의 예술을 한데 아울러 구성한 복합예술프로젝트로 배우, 음악가, 영상연출가 등과 입주 작가 일부가 참여했다. 12월 19일 막을 내린다. 한편, 12월 18일 오후 5시에는 D동 아카이브에서 ‘기억애’ 전시에 참여한 정흥섭 작가와 대화도 마련돼 있다.
아트플랫폼에서는 다양한 공예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G동 아트&디자인스튜디오, A동 교육관, C동 공연장 등에서 도자기, 음악, 미술, 사진 등을 배워볼 수 있다.
H동에는 카페도 최근에 생겼다. 아트플랫폼을 두루 둘러보며 여유롭게 쉬어가는 이 카페는 인천청소년자립생활관 출신 청소년들이 바리스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 깊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지하철 1호선 인천역 하차 후 중부경찰서 방면 5분 거리. ▲문의 : 아트플랫폼(http://www.inartplatform.kr) 032-76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