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도 여차리 갯벌체험센터 뒤편. 겨울 철새들이 해질녘이면 춤사위를 펼친다. |
1. 강화 장화리와 여차리
강화도는 장화리에서 동막해변까지 이어지는 서남쪽 해안도로변 어디서나 해넘이를 감상하기 좋다. 그중 장화리와 여차리가 특히 멋진 해거름을 완성하는 곳이다. 장화리는 솔섬을 배경으로 완성되는 낙조가 환상적이다. 해변에 제방이 놓여 있는데, 이곳은 사철 해넘이 풍경을 담기 위한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는 ‘아라방축길’이라고 해서 제방 아래로 산책로를 정비하고 있다. 나무테크가 놓이고, 포토존과 가로등도 설치되고 있다. 길이 훨씬 넓어져 접근이 편해졌다. 솔섬의 오목한 부분이 해를 품었을 때, 그 한순간을 기다리면 된다.
강화도는 갯벌이 유명하다. 세계5대 갯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 면적이 넓다. 전체 면적이 무려 353㎢에 달한다. 알다시피 갯벌은 해양생태계의 보물창고다. 영양이 풍부해서 여기 기대어 사는 생명들이 많다. 먹잇감이 지천이다 보니 강화갯벌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들도 당연히 많다. 장화리에서 5분쯤 남쪽으로 차를 달리면 여차리에 닿는데, 이곳에 강화갯벌센터가 있다. 그 뒤편이 해넘이 포인트다. 해질녘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가 황홀하다.
▲길잡이: 서울→김포대교 혹은 행주대교 남단→48번 국도→초지대교→강화도→장화리→여차리
▲문의: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621
▲ 관광객들이 태안 신두리해변에서 낙조를 감상하고 있다. |
2. 태안 신두리
태안은 사실 ‘꽃지해넘이’로 대표되는 곳이다. 할미·할아비바위와 어우러진 해넘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그로 인해 꽃지에서는 소란스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보다 조용히 고즈넉한 장소에서 해넘이를 감상하고 싶다면 신두리를 찾아가보자.
신두리는 해안사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1만 5000년에 걸쳐 바람에 의해 쌓인 모래 언덕이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이어진 백사장 오른편으로 해안사구가 형성돼 있다. 여름철에도 한적한 이 바다는 겨울철이면 고요하기까지 하다. 단지 들리는 것은 파도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뿐이다. 조용히 해넘이를 감상하며 2010년을 정리하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서산 방면 32번 국도→서산→태안 방면 603번 지방도→원북→634번 지방도→신두리
▲문의: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208
3. 부안 낙조대
채석강해넘이도 좋지만 역시 부안 제일의 포인트는 낙조대다. 다만, 조금 고생을 해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산을 한 시간 이상 올라야 한다는 뜻이다. 낙조대는 월명암 뒤편에 있다. 월명암은 692년 신라 신문왕 때 창건된 고찰이다. 내변산 쌍선봉(459m) 근처에 자리한 월명암을 찾아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낙조대 갈림길이 있다. 남여치공원지킴터에서 거의 계속되는 오르막 산길을 걸어야 한다. 거리는 약 2㎞. 낙조대에 서면 내변산과 외변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의 하모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에서는 해가 완전히 지고 난 직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명이 비추는 바다에서 조업하는 고깃배들이 마치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데, 그 한 폭 그림을 두고 그냥 내려갈 수는 없다.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부안IC→30번 국도→새만금방조제→변산해수욕장→736번 지방도→남여치 공원지킴터→낙조대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
▲ 순천만 S자 수로를 물들인 해질녘 하늘빛. |
4. 순천 용산전망대
풍경사진이 취미라면 그런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아, 이 나무를 저쪽으로 조금만 옮겼으면…, 저 섬을 서로 겹치지 않게 배열할 수는 없을까….’ 물론 현실적이지 않은 망상이다. 그런데 순천만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가 않는다. 그야말로 완벽하기 때문이다. 이사천과 동천이 합수해 바다로 흘러가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S라인’을 보여주는데, 그 유혹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소실점의 끝에 나지막한 산이 걸쳐 있어 시선이 더 이상 확장되는 것도 막는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붉게 물드는데, 그 빛에 물길마저 동화된다. 대대선착장에서부터 용산전망대까지 갈대밭 사이로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다. 나무데크는 1.2㎞가량 이어져 있다.
▲길잡이: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22번 국도→남교오거리→순천만
▲문의: 순천시 관광기획과 061-749-3308
5. 통영 달아공원
달아공원은 미륵도 해안 일주도로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다. 미륵산에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해거름을 목도할 수도 있겠지만,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는 달아공원에서도 그 못지않은 감동을 가져갈 수 있다.
‘달아’라는 이름은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이곳의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를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달구경하기 좋은 곳’의 의미로 쓰인다. 공원 앞 주차장에서부터 300m쯤 걸어가면 관해정이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들이 바다 앞에 올망졸망 떠 있다. 대장재도·소장재도와 저도·송도·학림도·연대도·추도 등 수많은 섬들이 달아공원 해넘이 속 주인공이 된다.
▲길잡이: 경부고속국도 비룡분기점→대전통영간고속국도→통영IC→14번 국도→미늘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계속 직진→통영대교→달아공원
▲문의: 통영시청 관광과 055-650-4612
6. 사천 각산
‘씨 맨스 클럽’이라는 이름의 해안카페를 배경으로 한 사천 실안해변의 해넘이가 유명하다. 하지만 실안해변의 해넘이는 각산에 올라서 봐야 제 맛이다. 각산은 창선-삼천포대교를 내려다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천항 뒤편에 오롯이 앉아 있는 이 산은 높이 398m로 야트막하다. 대방사 쪽으로 올라갈 경우, 정상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산을 오르다보면 8부 능선쯤에 산성이 쌓여 있다. 고려 때 삼별초 난을 토벌하는 데 이용됐던 산성이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봉수대가 나오는데, 여기가 정상이다. 동쪽으로 창선-삼천포대교, 서쪽으로 실안해변이 보인다. 참나무를 바다에 단단히 박아 주렴처럼 얽은 전통 그물인 죽방렴 뒤로 떨어지는 해거름이 아주 일품이다. 해가 다 떨어지면 창선-삼천포대교 야경까지 ‘찰칵’하고 돌아오는 것 잊지 말자.
▲길잡이: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진주분기점→남해고속국도→사천IC→3번 국도→삼천포대교사거리에서 우회전→대방사→각산
▲문의: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10
7. 제주 차귀도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와 용수리를 잇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좋고 걷기에도 그만이다. 신창해안에는 풍차 수십 기가 제주의 그 거센 바람을 맞으며 쉼 없이 돌아가는데, 그 풍경이 굉장히 이국적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용수리로 가면 차귀도 해넘이가 기다린다. 해안에서부터 뱃길로 5분이면 닿는 차귀도를 앞에 두고 펼쳐지는 해넘이가 장관이다. 해안도로 끝자락에 자리한 수월봉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월봉에서 1㎞ 정도 북쪽의 자구내포구 쪽에서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자구내포구에는 도대불이라 불리는 돌로 쌓은 옛날 등대가 하나 있다.
▲길잡이: 제주국제공항→1132번 지방도→한림읍→한경면사무소 삼거리→우측 해안도로→풍력발전단지→용수해안도로→수월봉(차귀도가 내려다보인다)
▲문의: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과 064-710-385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