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특사경이 국내산으로 둔갑한 베트남 새우젓을 적발하는 모습(왼쪽)과 비닐하우스에서 쥐, 고양이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새우젓. 사진=부산시
[일요신문] 값싼 베트남산 새우젓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소 등이 적발됐다.
부산시(시장 박형준) 특별사법경찰과(이하 특사경)는 ▲값싼 베트남산 새우젓을 국내산으로 둔갑·판매한 3곳 ▲새우젓 원료 등을 창고가 아닌 임야 등에 보관해 유통 및 보관기준을 위반한 1곳 ▲관할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식품소분업 영업행위를 한 1곳 등 총 5곳의 업체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유통구조 확립과 소비자를 속이는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2019년부터 약 2년간 새우젓 제조·판매업소 등 86곳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다.
특사경은 값싼 베트남산 새우젓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새우젓의 유전자 분석검사 없이는 소비자가 국내산과 베트남, 중국산을 구분할 수 없는 점과 베트남산 새우젓과 국내산 새우젓의 가격 차이가 약 10배 정도 되는 점을 악용한 영업주의 상술에 소비자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를 펼쳤다.
적발 사례별로 살펴보면 A업체는 2018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부산·경남·경북지역 마트 78곳에 베트남 새우젓 약 43t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유통·판매했다.
특히 해당 업체는 원료보관 창고에 국내산 새우젓 드럼통과 원산지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춰놓는 등 수사관들의 단속에 대비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에 특사경은 국립수산물품질원과의 공조수사로 판매장소별, 유통기한별 새우젓의 원산지를 사전에 조사한 후 의심되는 국내산 새우젓 제품을 우선 검사했으며, 그 결과 22개 제품이 베트남산 새우젓으로 밝혀져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영업주는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일에도 베트남산 새우젓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작업 중에 있었으며, 이러한 원산지 둔갑 행위로 지금까지 2억 9천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B업체는 운송 차량 내에서 약 2톤가량의 베트남산 새우젓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유통업체에 판매했으며, 이는 특사경의 잠복수사에서 적발됐다. C업체는 베트남산 새우젓을 국내산 새우젓으로 둔갑시켜 부산의 새우젓 유통업체에 대량으로 공급한 혐의로 적발됐다.
D업체는 새우젓을 식품제조가공시설에 보관하지 아니하고 임야에 파이프로 설치된 비닐하우스에 보관하면서 쥐와 고양이 등 동물들이 비닐을 찢어 원료를 파헤치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로 적발됐다.
E업체는 허가관청에 식품소분업 영업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타 제조업체의 표시사항을 스티커로 제작해 부착·판매한 혐의로 단속됐다.
김경덕 부산시 시민안전실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어수선한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안전한 시민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단속을 강화해 시행할 것”이라며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