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시을)<사진>은 지난 5월 9일 SNS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노무현·문재인의 확실한 계승자라고 정치적 입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이는 친문 세력이 좀처럼 후계구도를 마련하지 못하는 공간을 치고 들어오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친문계는 정권 초 영남 출신의 후계자로 유력했던 조국 장관이나 김경수 지사를 내세우려 했으나 이 둘은 모두 검찰수사와 재판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그 지지율을 범친문으로 불리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차지하고 있지만, 빈 공간을 고스란히 메우지는 못하고 있다.
대놓고 말을 꺼내놓지는 못하지만 친문 진영 고민의 핵심은 이들이 영남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영호남 합작을 통해 정권을 창출해왔다. 실제 영남에 정치기반을 두고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런 패턴은 경험으로 검증된 가장 확실한 카드다. 때문에 끊임없이 제3후보론이 거론된다.
구도가 굳어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김두관 의원에게 이목이 쏠린다. 이제 영남주자는 김두관 의원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0일에는 대구에서 기본자산제 강연을 열었다. 행사 말미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민주당에 승리를’이라는 피켓을 들어보였다. 대권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예비경선과 본 경선을 거치면서 막판에 김 의원에게로 지지율이 결집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좀더 치고 나가지 못하고 정체된 상황이다. 일대일 대결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큰 차이로 밀린다는 것도 대세론이 힘을 얻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좀처럼 당내 주류 세력이 붙지 않고 있다.
얼핏 군소후보처럼 보이지만 김두관 의원은 현재 민주당 주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할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김두관 의원이 친문의 이재명 대항마로 설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