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방해 될까봐 일찍 조퇴
최근 아이유는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고등학교 생활을 살짝 공개한 바 있다. 그는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학교에서조차 본명인 이지은으로 생활하기 힘들다며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미 중학생 때 데뷔를 했던 아이유는 고교 입학과 동시에 교내에서 인기 스타였다고 한다. 친구들로부터 사인 요청과 사진 세례는 물론 선생님들한테도 인기 만점, 애교 만점의 학생이었다고. 그는 스케줄이 많아진 요즘도 학교 출석 도장만큼은 반드시 찍는다는 철칙을 세웠다. 어디까지나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되는 한 반드시 등교의 임무(?)는 지켜야 한다는 것. 단 스케줄 관계로 조퇴가 많아, 어떤 날은 “선생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자마자 “선생님,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할 때도 있다. 그가 일찍 조퇴를 하는 이유는 스케줄 문제도 있지만 주위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도 있다. 그는 특히 시험 기간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등교가 다른 학생들이 시험 치르는데 방해를 주는 것 같아 등교 자체를 망설이게 된다고 토로한다.
아이유가 받는 최고의 스트레스는 바로 민낯 노출에 대한 공포라고. 화장을 하고 등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쌩얼’을 하고 학교에 가는데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을 때 자신이 받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외모에 민감한 여고생의 고민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유는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다고 한다. 바로 비비크림을 아무도 모르게 살짝 바르고 등교하는 것. 교칙에는 위배되지만 티 안나게 눈 밑에만 바르고 가면 폰카의 공포(?)정도는 떨쳐낼 수 있다는 게 그의 깜찍한(?) 설명이다. 힘든 연예계 생활을 안타깝게 여긴 선생님들로부터 책 선물을 자주 받는다는 아이유. 그는 학교 측과 친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얼마 전 가요 차트 1위 수상 기념으로 떡과 음료 등을 학교에 돌려 또 한 번 교내 인기 스타로 등극하기도 했다.
아이유를 비롯해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은 학교 생활 병행의 어려움을 토로하곤 한다. 그룹 카라 강지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지영 역시 아이유와 마찬가지로 중학생 때 데뷔해 현재 고3 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그의 학교 생활 또한 에피소드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는 쉬는 시간에 쉴 수 없는 부분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수업이 끝나면 밀려드는 사인 요청에 쉬는 시간을 놓치기 일쑤라는 것. 자신 역시 학교에 연예인이 다니면 사인 요청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엄청난 양의 사인을 해주다보면 힘들어진다고 한다. 때론 표정 관리를 못 할 때도 있고, 수업종이 쳤으니 다음시간에 해주겠다며 친구들을 달래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친구들의 속 모르는 험담이라고. 때문에 쉬는 시간에 억지로 잠을 청하는 일도 부지기수란다. 학교 측에선 안전을 고려해 학생들의 사인 요청을 막기도 한다는데, 그럴수록 친구들과 멀어지는 기분이 들어 종종 우울한 감정에 빠진다는 고백을 했다. 그는 또한 아이돌스타의 이미지상 학교에서 화장실 가는 것조차 눈치가 보여 학교에선 가급적 참는다는(?) 웃지 못 할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연예인의 특성상 학교생활이 불편할 법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내하며 성공적인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룬 사례도 있다. 영화 <괴물>, 드라마 <공부의 신> 등을 통해 사랑받게 된 배우 고아성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얼마 전 문근영의 뒤를 이어 ‘자기추천전형’으로 성균관대에 수시 합격해 연예인 특혜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직접 밝힌 학교 생활은 연예인답지 않은 비교적 평범한 생활이었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는 주로 방학기간에 촬영해 출결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으며 연예 활동을 허락해 주지 않는 학교의 특성상 밤샘촬영 후 바로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일도 잦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힘들면 전학 가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이를 꾹 참고 지냈음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상당했다고 한다. 또한 부족한 수업을 인터넷 강의로 들으며 공부했는데 그에게 따라오는 건 ‘고아성 매일 컴퓨터하고 놀고 있다’라는 소문이었단다. 소문이 어떠하든 그는 연기와 학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몇 안 되는 연예인 스타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아이돌 가수들은 학교를 빛낸 공로로 졸업식 때 상을 받는 등 비교적 수월하게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편이다. 바쁜 스케줄 탓에 출결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이들이 상까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외적인 이유는 학교를 빛낸 공로지만 상당수 연예관계자들은 이들이 수입의 일정 부분을 학교측에 장학금 명목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졸업을 미끼로 소속사와 학교간 일종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셈인데, 몇 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걸그룹의 멤버 A는 동창들로부터 ‘졸업식 때 얼굴을 제대로 처음 볼 수 있었다’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또한 10대스타 B 역시 사석에서 공공연히 ‘자신의 출결상황은 회사와 계약이 끝나기 전까진 문제없다’며 자신의 특수한(?) 신분을 뽐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이들이 학교를 통해 사회생활의 부조리한 면부터 학습하고 있는 셈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