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용준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키이스트의 주가가 박진영과 비의 재결합 소식 발표 직후 상승했다. 박진영과 배용준은 드라마를 공동제작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어찌 보면 2010년을 가장 우울하게 보낸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이 비였다. 2010년 4월 제이튠크리에이티브 투자자에게 가장납입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고, 자신이 최대주주이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제이튠)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한 뒤에는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2010년 8월엔 제이튠 소액주주들이 비를 배임행위 등으로 집단소송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한국거래소는 공시위반 혐의를 내사 중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전지현과 열애설에 휘말린 데 이어 ‘해외 불법 도박설’ ‘병역 기피 목적 미국 시민권 취득 상담설’ 등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을 역전시켜줄 것이라 기대했던 드라마 <도망자 PLAN B>도 시청률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군 입대도 임박했다.
이런 분위기는 2010년 연말에 모두 역전됐다. 우선 박진영의 JYP가 제이튠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먹튀논란에서 벗어났다. 비가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며 급락했던 제이튠 주가가 JYP의 최대주주 등극 이후 급등한 것. 제이튠크리에이티브 관련 소송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에 매진하다 군에 입대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 우회상장 ‘막차’ 탄 박진영
비가 군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이미지를 개선하는 등 홀가분한 마음이 된 데 반해 박진영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게 될 전망이다. 우선 박진영의 JYP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코스닥에 상장돼 있고 YG엔터테인먼트(YG)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2011년 1월부터 ‘신 우회상장 규정’이 적용돼 우회상장도 힘겨워진 상황에서 JYP는 2010년 12월 말 제이튠을 통해 사실상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보호예수에 걸려 있어 아직 차익 실현은 불가능하지만 주가 급등으로 박진영과 JYP는 수십억 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특히 소속 연예인의 계약을 이전하는 방식이 아닌 전속계약 해지 후 제이튠과의 신규 계약하는 방식의 변칙 우회상장은 ‘신 우회상장 규정’을 마련한 한국거래소에서도 예상치 못한 방식이다. 제이튠의 사명 역시 JYP로 바뀌었다.
JYP는 2007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코스닥 상장이 어려워졌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회사 사정이 호전됐지만 아직 코스닥 상장은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탄탄하게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온 YG도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렇지만 박진영은 비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며 우회상장의 막차를 타게 됐다.
@ 배용준-박진영 연합
연예계에선 JYP의 전격적인 코스닥 상장 뒤에는 배용준의 코치가 있었다는 얘기까지 나돌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9년 초 박진영과 배용준이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겨냥해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공동 법인을 설립하면서 JYP와 키이스트 합병설이 나돈 바 있다. 당시 항간에선 비의 제이튠까지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1년 초 현재 박진영과 배용준은 드라마 <드림하이>를 공동 제작하고 있으며, 박진영과 비는 사실상 회사를 합병했다.
배용준은 코스닥 상장사인 키이스트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의 중심에는 제이튠에서 사명을 바꾼 JYP는 박진영을 비롯한 JYP 정욱 대표와 변상봉 부사장 등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사외이사로 표종록 변호사가 선임됐는데 표 변호사는 키이스트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박진영 배용준과 두루 친분이 있어 이들의 연합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표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단순히 박진영과의 친분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배용준과의 연합이 더 구체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키이스트의 주가 역시 박진영과 비의 재결합 소식 발표 직후 상승했다.
@ 초대형 연합 가능성
한편에선 박진영과 비의 동거가 ‘시한부 위장동거’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는 “비의 경우 제이튠과 전속계약이 끝나는 올해 11월을 즈음해 군에 입대하는데 군 전역 이후데도 박진영의 회사에 합류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그 근거는 제이튠캠프라는 회사다. 비는 제이튠 소속이지만 매니지먼트는 제이튠캠프라는 회사가 대행하는 방식이었다. 제이튠캠프는 비의 부친 정기춘 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비의 제자인 엠블랙의 소속사다. 엠블랙은 여전히 제이튠캠프 소속으로 JYP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진영과 비가 완벽히 연합한 것이라면 제이튠캠프 역시 새로운 JYP로 합쳐져야 한다. 연예관계자들은 비가 군 입대 전까지 박진영과 동거를 하다 군 전역 이후엔 다시 새로운 연예기획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의 매니저 출신으로 제이튠 대표를 지난 조동원 씨 역시 새로운 JYP에 가세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동거로 박진영과 비가 각자 특혜를 누리고 있지만 이것이 진정한 재결합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것.
물론 군 전역 이후 비가 박진영과 계속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그 사이에 박진영과 배용준의 연합이 더 공고해져 ‘박진영-배용준-비’로 이어지는 세 슈퍼스타의 대연합 전선이 구축될 수도 있다. 만약 제이튠과 JYP에 이어 키이스트까지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관련 주가 역시 요동을 칠 수밖에 없다. 이들 세 스타의 행보 하나하나에 연예계는 물론 증권가의 시선까지 집중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