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여성을 꼬드겨 성폭행한 회사원 최 아무개 씨(32)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을 재력가 부모를 둔 영국 유학파라 속여 여성들의 환심을 산 뒤, 관심을 보인 여성들과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이러한 통로를 통해 접촉한 여성들 가운데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 직접 만났다. 그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머스탱 승용차를 빌려오거나 훔친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차카드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후 여성들을 와인바로 데려가 신종마약인 ‘물뽕’을 탄 술을 먹여 기절시킨 뒤, 성폭행 및 성희롱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렇게 피해를 당한 여성은 확인된 것만 해도 11명이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역시 같은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자신의 알몸사진이나 자위행위동영상을 보낸 대학생 홍 아무개 씨(23)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담당한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홍 씨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무작위로 아이디를 검색한 뒤, 말을 걸어 여성임이 확인 되면 음란쪽지나 영상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여성은 확인된 것만 10여 명으로 그중에는 고등학생 김 아무개 양(18) 등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홍 씨는 자신의 성적욕구를 풀기 위해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스마트폰 기술은 늦은 밤길 귀가하는 여성들을 지켜주기도 한다. 최근 경기도가 여성들에게 유용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1월 6일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들의 늦은 밤길 성범죄를 예방하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여성안심귀가’를 무료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여성안심귀가’는 GPS 위치추적기능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는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목적지와 본인의 위치정보 전송을 받을 지인을 등록하고 스타트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그러면 사용자가 설정한 본인의 위치정보가 지인에게 문자로 전달된다. 만약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위치정보 전송이 멈추면, 지인에게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
안드로이드폰 체계에서도 지난해 11월에 개발된 ‘레이디 가드’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시 GPS 기술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여성들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설정한 지인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다. ‘레이디 가드’에는 이와 함께 가상으로 전화가 오게 하는 ‘페이크 콜’, 배터리 분리 전까지 절대 꺼지지 않는 ‘호신벨’, 주변 지구대 위치를 알려주는 ‘폴리스 스테이션’, 어두운 길을 밝게 밝히는 ‘플래시 라이트’ 등 여성들에게 유용한 호신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현대 IT혁명의 결정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스마트폰의 양날의 기술이 여성들을 그야말로 울고 웃게 하고 있는 셈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