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두 번째 수입원인 OST 역시 대박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백지영이 부른 ‘그 여자’를 필두로 성시경의 ‘너는 나의 봄이다’ 현빈의 ‘그 남자’ 등 <시크릿가든> OST 수록곡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OST 역시 음원 시장을 통해 Part 1에서 Part 5까지 연이어 릴리즈하면서 오프라인에선 총 세 장의 음반이 출시됐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요관계자들은 <시크릿가든>이 OST로 올리게 될 총 매출이 20여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OST인 KBS <아이리스> 러브 테마곡 ‘잊지 말아요(가수 백지영)’가 1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시크릿가든>이 훨씬 많은 히트곡을 양산한 데다 음반도 세 장이나 발매했기 때문이다.
OST 콘서트 역시 큰 매출을 불러일으켰다. 1월 15일에 열렸던 OST 콘서트는 콘서트 일부 장면을 20회 방송에 포함하는 특이한 형태로 진행됐는데 2000석이 5분 만에 모두 매진됐고 티켓 판매 수입만 1억 원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OST 콘서트에 일본인 관광객 400여 명이 참여하면서 제작사는 촬영현장 등을 둘러보는 드라마 투어 관광 등의 상품을 개발, 약 6억여 원의 수입을 올렸다. 결국 <시크릿가든>은 OST와 콘서트, 관련 관광 상품 등을 더해 대략 30여 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당시부터 PPL(간접광고) 관련 논란에 자주 휩싸였던 김은숙 작가는 <시크릿가든>에서도 PPL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PPL의 경우 1억~2억 원부터 5억 원 이상까지 금액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규모를 수치로 뽑기는 힘들다. 정확한 가격이 공개된 경우는 폭행 위기에 빠진 김주원(현빈 분)의 여동생 희원(최윤소 분)을 임종수(이필립 분)가 구해주는 장면이다. 희원이 폭행 위기에 빠진 것은 금연구역에서 담배 피는 남성을 지적했기 때문. 이 장면은 ‘공공장소 금연’을 취지로 복지부가 홍보 예산 1억 5000만 원을 투입한 PPL이었다.
<파리의 연인>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이 기업체(백화점) 사장인데 PPL에서 가장 광고비가 높은 경우가 주인공의 직업과 연관될 때라고 한다. 하지원의 테마 장소로 활용되는 카페도 PPL인데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인 ‘거품키스’는 마치 해당 카페 CF 같다. 이외에도 등장인물들이 타는 외제 차량과 촬영 장소로 등장했던 아웃도어웨어 매장, 요가학원 등도 PPL이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PPL은 워낙 복잡해 정확한 매출 규모를 예상하기 힘들지만 평균적인 PPL 가격으로 볼 때 최소한 20여억 원의 매출은 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는 기업체에서 홍보 목적으로 하는 PPL 매출을 얘기하는 것이다. <시크릿가든>은 드라마 속 소품을 독점 판매하는 방식의 PPL까지 진행했다. SK텔레콤 오픈마켓 11번가는 스타숍을 통해 <시크릿가든> PPL 상품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이필립 백’으로 불리는 메신저 백 ‘길라임 인형’ 라스카뮤 인형 등이 대표적이다. 라스카뮤 인형은 이미 김은숙 작가의 전작 <온에어>에도 등장했었다. 아예 드라마가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현빈 트레이닝복’이 옐로클락이라는 업체를 통해 정식 론칭된 것. 이런 경우 판매액의 일부가 로열티 형태로 제작사로 들어오게 돼 상당한 부가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 판권 판매와 OST 등을 통한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얼마 안 돼 정확한 매출액을 확인할 순 없지만 매출 규모가 200억 원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제작사인 화앤담픽처스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광고의 경우 방송사 수입이고 PPL 역시 한국방송광고공사와 SBS를 통해 이뤄진다. 전체적으론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정작 제작사의 수익은 그리 높지 못한 게 현재의 드라마 외주제작 시스템이라는 것. 그렇지만 제작사 역시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시크릿가든>이 보여준 ‘드라마로 돈 버는 시크릿’은 다른 드라마 제작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빈 트레이닝복’은 기획 단계서부터 제품 론칭을 고려했고 OST 콘서트 역시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동시에 진행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OST 역시 ‘OST의 여왕’ 백지영을 필두로 성시경 김범수 등 인기 가수를 대거 동원했고 현빈이 직접 부르는 비장의 카드까지 준비됐다. PPL 역시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줄이고 최대한 드라마에 녹아들도록 했다.
이런 형태는 달라진 드라마의 영향력까지 보여준다. 드라마 한 편의 영향력이 패션, 액세서리, 카페, 음반시장, 심지어 도서시장까지 소비와 문화 시장 전반에 미치고 있는 것. 과거 대박 드라마의 향방이 도심에 행인이 사라지는 현상으로 연결됐던 데 반해 이제는 드라마가 소비와 문화 시장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