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는 ‘이석현 의원 폭로’를 두고 민주당과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과의 관계 개선이 첫째 임무인 정진석 정무수석이 야당 공격의 선봉에 서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청와대 주변에서는 ‘무너진 정치를 복원하라’는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얼토당토 않는 폭로만 일삼는 야당을 이번에야말로 따끔하게 손봐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청-야 대결구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사방에 온통 적군만 만들어놓고 있다”는 원색적 비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의 기 싸움은 그렇다 치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대기업 사정은 이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청와대와 여당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 정무라인은 이 대통령에게 “지난해 시작된 주요 대기업의 사정활동이 금년에도 계속 이어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젠 사정활동에서의 출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화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4개월이 넘어서고 있고, 국세청도 최근 들어 ‘역외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동국제강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하는 데 대해 재계는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측은 G20 서울회의 등에서 보여준 재계의 MB정부 지지 기류가 대기업 수사로 크게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는 청와대 책임론이 핵심이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도 일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갈수록 통제 불능으로 접어들고 있는 검찰 때문에 재계와 검찰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다’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과가 없는데도 자존심을 지키려는 검찰이 한화그룹 등 대기업을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어 곤혹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동기 전 민정수석의 감사원장 낙마 이후 실질적인 레임덕에 접어든 셈이다. 총선 살아남기에 나선 여당이 사실상 등을 돌린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재계마저도 대기업 수사 장기화 등으로 서서히 컨트롤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자 이젠 이 대통령이 기댈 언덕이 거의 없어지게 됐다. 청와대는 지지 세력의 감소가 레임덕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판단, 뒤늦게 대기업 수사에 대한 출구전략 수립 등 재계와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검찰의 ‘몽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관계 복원 하랬더니 검찰이 몽니 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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