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을 둘러싼 성추행 논란은 2019년 6월 불거졌다. 6월 17일 진천선수촌에서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암벽 등반 훈련을 앞두고 휴식시간을 가지던 중 2m 높이 암벽에 올라가 있던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후배 황대헌의 하의를 벗겨 하반신이 노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황대헌은 성적 모멸감을 느껴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 임효준은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장에 서게 됐다.
2020년 3월 26일 검찰은 임효준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같은 해 5월 7일 1심 판결이 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효준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여기다 성폭력 치료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5월 13일 검찰은 해당 판결에 항소했다.
2심에선 판결이 뒤집어졌다. 2020년 11월 27일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기소된 행동이 성적인 자극이나 추행 목적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임효준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상고했다. 2021년 5월 27일 대법원은 검찰 측 상고를 기각했다. 임효준을 둘러싼 성추행 논란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임효준은 성추행 논란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입장이다. 임효준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2020년 6월 3일 중국으로 귀화한 까닭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희박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귀화 선수 규정에 따르면 국적을 변경한 선수는 이전 국적 소속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한 후 3년 유예기간을 두고 나서야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임효준은 2019년 3월까지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22년 2월에 열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점에 임효준은 국적 변경 유예 기간 3년 중 2년 11개월을 채우게 될 예정이다. 유예기간 1개월이 모자라 다가올 동계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과 중국 올림픽위원회 및 ISU(국제빙상경기연맹)이 '임효준 올림픽 출전'에 합의한다면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IOC가 해당 합의를 승인할 경우 임효준은 중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이 가능하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쇼트트랙계 오랜 라이벌인 한국과 중국 사이에 이런 드라마틱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내다봤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