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송대관 씨 부인이 택지분양 조성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집안 기물에 대한 압류집행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건은 2009년 5월 J 건설이 충남보령시 ××면에 소재한 대지에 택지조성 공사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당시 송 씨의 부인 A 씨는 19만 9111㎡(6만여 평) 규모의 대지에 일명 ‘대천 썬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대천 썬시티는 2종 지구단위계획 대상지로 여러 가지 입지적 이점을 등에 업고 있었는데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들이 건축되면 추후 막대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실제로 문제의 대지는 대천IC와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교통면에서도 편리할 뿐 아니라 연간 1600만여 명이 유입되는 대천해수욕장의 초입에 위치해 있어 입지적으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광고에 따르면 이 부지에는 아파트 900여 세대뿐 아니라 매머드급 테마파크와 골프장 등이 조성되고 송 씨의 이름을 내건 가요박물관 및 찜질방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특히 A 씨가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남편인 송 씨가 광고에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주요 일간지 전면광고에 실린 대천 썬시티 택지분양 광고에는 송 씨가 직접 모델로 참여해 수익성과 안전성을 부각시켰는데 실제 확인결과 ‘국민가수 송대관 씨가 사업주로 대한민국 대표적인 공인으로서 신뢰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까지 명시되어 있었다.
A 씨로부터 대천 썬시티 택지분양조성 공사를 의뢰받은 J 건설 사장 K 씨는 2009년 5월 25일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송 씨의 자택에서 송 씨가 동석한 가운데 A 씨와 계약을 맺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산출한 노임이 원래 1억 7000여 만 원이었으나 A 씨의 부탁으로 1억 5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K 씨의 설명이다.
당시 문제의 부지는 온갖 폐타이어와 쓰레기 등 폐기물로 가득찬 잡종지였다. J 건설은 여러 하청업체들에 위탁해 계약내용에 따라 폐기물들을 치우고 부지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건물건축 및 분양을 위한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6월 말 모든 공사를 문제없이 마무리했다. 문제는 A 씨가 약속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통상적으로 공사대금은 계약을 맺은 후 공사가 진행되는 일주일 내에 지급되지만 A 씨는 약속한 공사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2009년 6월말부터 4차례에 걸쳐 2470여만 원만 받았을 뿐 나머지 1억 2500여만 원에 대해서는 받지 못한 것이었다.
▲ 건설사 측이 승소한 판결문. |
“J 건설은 공사계약에서 정한 폐기물 처리작업, 표토제거 및 노면고르기 작업, 펜스 설치작업을 모두 완료했으므로 A 씨는 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의 잔금 1억 2532만 9000원 및 2010년 6월 1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A 씨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공사비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참다 못한 K 씨는 지난해 12월 ○○신용정보 측에 의뢰, A 씨의 가내 재산에 대한 압류집행이 이뤄졌고 경매가 진행됐다. 확인결과 A 씨의 자택 내 컴퓨터와 에어컨, TV, 식탁, 침대 등 14가지 물품 및 가전제품에 대해 강제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밀린 공사비 문제가 소송을 넘어 급기야 집안 물품에 ‘빨간딱지’를 붙이는 사건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집안 곳곳 물품에 빨간딱지를 붙이기는 했지만 정작 A 씨 소유로 된 ‘값나가는’ 물건이 없다는 것은 없었다. K 씨는 “자동차고 뭐고 미리 타인 명의로 다 돌려놓았는지 A 씨 소유로 된 재산이 없다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하지만 K 씨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가 가장 화가 나는 것은 A 씨의 태도다. 계약 당사자인 A 씨는 계약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모른다’ ‘상관없다’는 말로 일관했고 철저히 무시했다. 단 한 차례도 공사비 문제와 관련해 내게 연락한 적이 없었다. 또 소송까지 진행됐음에도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K 씨는 A 씨의 남편 송 씨의 태도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드러냈다. “당시 계약은 송 씨의 집안에서 이뤄졌고, 송 씨도 동석했다. 톱스타 부인이 이 정도 거창한 사업을 계획하면서 기초공사비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는 A 씨의 남편이 유명가수지만 굳이 송 씨를 끌어들일 이유도 없었고 그러기도 싫었다. 진작에 소송을 하지 않고 기다렸던 이유도 송 씨의 명성에 누가 될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송 씨는 사건 내용을 뻔히 알고도 모른척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용정보 측은 “우리는 J 건설 측의 의뢰를 받아 일을 진행할 뿐 이 사건과 관련해 뭐라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송 씨 부부가 J 건설 측과 협의할 의사가 없다는 것만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신용정보 측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집안 물품들에 대한 압류를 진행할 때 송 씨가 있었다. 당시 송 씨는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무척 우려했고, 통화로 1월 10일에 만날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여러 가지 행사들로 인해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전 날 송 씨에게 연락이 와서 ‘와이프와 상의해봤는데 우리는 협의할 의사가 없다. 현재 빈털터리라 돈을 갚을 수 없다. 그러니 알아서 진행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