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거현장은 고질적으로 많은 이권이 개입되기에 철거공사를 따낸 뒤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하도급만 줘도 수억 원을 벌 수 있다. 업체끼리 서로 묵인하면 불법하도급을 밝혀내는 것도 쉽지 않다.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도급을 받아 제3자에게 도급을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저가에 도급을 받은 건설사는 도급받은 공사비로 정부가 정한 규칙을 지킬 수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부실시공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까닭이다.
이 같은 우려가 광주뿐만 아니라 부산 대연동에서도 존재했다. 대연3주택재개발조합과 철거공사 계약한 건설사는 ‘다원’과 ‘우진’이지만, 계약에도 없는 ‘대길’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계약업체 가운데 우진이 계약한 지점에 대해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우진은 TS 사에 하도급을 줬고, 대길과 TS 사가 중장비업자와 하도급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하도급은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 철거를 규정에 맞지 않게 하다 보니 대연3주택재개발지는 거대한 쓰레기하치장이 됐고, 비산먼지와 폐기물이 주변으로 흩날리며 지역민의 평온한 생활과 학습권을 파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옥마다 방진펜스 설치한 후 철거를 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폐기물을 성상별로 분리·보관하지도 않았으며, 폐기물 1일 이상 보관 시에 반드시 해야 할 방진망으로 덮어두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 안전통로가 없어 학생들이 공사현장에 들어가는 등 학교 주변에 꼭 설치해야 하는 5m 이상 방음펜스조차 설치하지 않은 상태였다. 적은 비용으로 철거를 하다 보니 돈이 들어가는 행위는 일체 하지 못한 것이다.
불법하도급을 주장하는 대연3주택재개발 비대위 관계자는 “광주시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을 접한 뒤에 조합 측의 부정행위에 대항하고 있다”며 “전문성이 결여된 장비업자들이 철거공사를 하다 보니 안전사고는 불 보듯 뻔하다. 불법하도급은 부실공사를 하라는 것과 진배없다. 우리(대연3주택재개발) 현장에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하도급을 사실상 시인한 현장의 철거업체 관계자는 “먹고 살기 위해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하도급을 안 받을 수 없다”며 “철거에서 돈 버는 업체는 원청으로, 그들은 손도 대지 않고 돈을 벌고 우리는 재주만 부릴 뿐”이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