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3명 태운 ‘선저우 12호’ 도킹 성공…‘데이터 고속 전송’ 위성과 ‘트랜스포머’ 로봇팔 주목
중국은 지난 4월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 ‘톈허’를 쏘아 올렸다. 이어 5월엔 보급품, 연료 등을 담은 무인 화물 우주선 ‘톈저우 2호’를 발사해 톈허에 도킹시켰다. 이번에 선저우 12호에 탑승한 우주인들은 ‘톈허’에서 3개월간 생활하며 우주선 수리 및 보수, 과학실험 등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 당국은 여러 차례 화물 및 유인 우주선을 발사해 2022년 말까지 우주정거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6월 23일 3명의 우주인(녜하이셩·류보밍·탕훙보)과의 영상통화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우주선에서 400km 떨어진 베이징우주항공 비행관제센터 스크린에 이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과거에 비해 소리가 덜 끊기고 화면이 또렷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주인들의 음성도 알아듣기 훨씬 수월했다. 우주 궤도에서 돌고 있는 ‘톈렌2호’ 위성 덕분이었다.
베이징우주정보전송센터 정용휘 엔지니어는 “2003년 우주선에 탑승한 최초의 우주인과는 엄격한 시간통제 하에 통화가 이뤄졌지만 (톈렌2호로 인해) 지금은 더 오래 통화가 가능해졌다”며 “중국이 독자 개발한 ‘텐롄2호’ 위성이 이번 유인 우주 임무에 참여했다. 하늘과 땅 사이의 음성 및 영상 전송 속도는 더 빨라졌다. 통화시간도 대폭 늘어났다. 화면과 목소리도 더욱 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우주정거장 프로젝트 통신시스템 주임 이위셩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톈렌2호의 의미를 부연했다. 그는 “우주인들의 과학실험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받을 수 있게 됐다. 핵심 모듈 톈허 선실에선 유무선 인터넷 카메라, 휴대전화, 노트북 등의 기기를 쓸 수 있다. 이들이 수집한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는 (톈렌2호의) 고속통신 중계시스템을 거쳐 지상으로 전송될 것이다. 그 속도는 지상으로 따지면 5G와 비슷한 속도”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인터넷상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은 것 중 하나가 텐허 선실에 설치된 대형 로봇 팔이다. 누리꾼들은 ‘트랜스포머’ 등으로 부르며 열광하는 모습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로봇 팔은 어깨 관절+팔꿈치 1관절+팔꿈치 3관절을 적용한 것으로, 우주에서 인간의 팔과 유사한 운동 능력을 구현할 수 있다. 최대 25톤(t)을 탑재해 옮길 수 있어, 우주정거장 실험실 및 우주인들의 출하 등을 맡는다.
뿐만 아니라 로봇 팔엔 중국에서 가장 지능수준이 높은 컴퓨터가 장착돼 있다. 스스로 편의설비의 도킹설치, 궤도변경, 분리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한 전문가는 “우주선의 복잡한 지능 공간을 스스로 통제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로봇 팔은 선체를 기어 다니면서 선체 밖도 감시할 수 있다. 비행체 탐방, 화물선 하중 이동을 포착하게 된다. CCTV 뉴스는 “14년 연구개발 끝에 발명한 로봇 팔은 세계 우주기술의 획기적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3년 세계에서 3번째로 자국 우주인을 우주로 보낸 이후 11명의 우주인을 보낸 바 있다. 이번에 3명이 추가돼 총 14명이 됐다. 여기엔 ‘우주인 교사’ 황웨이펀의 공이 컸다. 언론에선 그를 “중국 우주개발을 이끄는 무명의 영웅” “하늘을 나는 위대한 영웅”이라고 칭했다. 황웨이펀은 우주인 선발부터 우주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총괄하고 있다.
황웨이펀이 선저우12호 발사 후 CCTV 인터뷰를 통해 3명의 우주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황웨이펀은 ‘우주의 첫날밤은 어땠나’라는 질문에 “물어보니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우리가 중요하게 체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면의 질이다. 건강 상태에 대한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이라면서 “(우주선 내부는) 23℃ 정도로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잘 때는 고정돼 있는 침낭 안에서 자야 한다. 자칫 자고 있을 때 침낭이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주인들은 어떻게 생활하는 건가’라는 질문엔 “지상과 똑같다. 기상하면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퇴근도 해야 한다. 다른 점은 샤워를 하기 불편하다는 것 정도다. 물수건으로 몸을 닦는다. 머리는 샴푸를 한 후 물수건 등으로 비벼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지상에서 항상 우주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웨이펀는 우주인 선발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경험, 나이, 신체상태 등 모든 것을 종합해 확정한다”며 “함께 생활할 우주인들 간 ‘케미’도 따진다”고 밝혔다. 황웨이펀은 우주를 전공하지 않았다. 그의 전공은 정확히 말하면 ‘우주 의학’이다. 대학원 때부터 우주 의학 전공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1992년부터 우주인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황웨이펀의 연구는 현재 중국 우주인 훈련의 최고급 단계이자 기초로 꼽힌다.
황웨이펀은 “우주인은 주로 우수한 조종사 중에서 선발한다. 이들을 뽑아 고된 수업을 시킨다. 무중력, 저압 등 특수한 환경요인과 생리적·심리적 한계 극복을 위해서다. 의학, 생리, 심리, 과학 이론과 공학 기술 등 여러 가지 방면을 다루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고된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수업이 끝나면 훈련생들 모두 젓가락조차 들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말이다.
“우주인들의 체력 데이터를 보면, 국가대표 체조 선수 팀 못지않다. 우주인들은 무중력 수조 훈련을 위해 물에 들어갈 때마다 200kg에 달하는 훈련복을 입는다. 무려 4시간 동안 버텨야 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이것은 한 국가의 중대한 전략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이다. 이번에 우주로 간 3명은 우주정거장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비행을 한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
“기시다와 밤늦도록 음주, 김건희가 말려” 일본 언론 ‘계엄 윤석열’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2.05 11:29 )
-
“간섭하지 마세요” 일본 대표 천재 ‘오타니·후지이’ 부모의 공통점
온라인 기사 ( 2024.11.07 13:48 )
-
“한류 꺾일 기미 안 보여” 한강 노벨문학상 계기로 세계 언론 K문화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0.17 1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