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옷에 숨겨 금속탐지기 통과…네티즌 3대 의혹 제기 ‘조직적 부정’ 가능성
후베이성 내 우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수험생 오 아무개 군은 시험 첫날인 6월 7일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들어갔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오 군은 휴대전화를 넣은 얇은 옷을 손에 들고 보안대를 통과했다. 보안요원이 금속탐지기로 검색할 때 옷을 든 손을 번쩍 들거나 벌리는 방법으로 발각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오 군은 시험지를 받은 후 문제들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했다. 그리고 이를 미리 기다리고 있던 학원의 강사에게 보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강사로부터 답이 오지는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 오 군은 수학 문제 풀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사진을 올려 정답을 찾고자 했다. 이 역시 실패했다.
앱을 운영하는 실무자는 6월 7일 오후 15시 46분에 올라온 수능 문제 사진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시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대입 시험 종료 시간은 17시다. 또 사진 왼쪽 상단엔 시험장 책상 좌석 번호가 노출돼 있었다. 실무자는 누군가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고 판단, 즉각 관련 부서에 신고했다. 회사 측은 교육부 등 당국에 이를 알렸다.
교육부는 6월 9일 대학입시 부정행위 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몰래 가지고 들어온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오 군을 일벌백계하기로 했다. 성적 무효 처리와 응시자격 제한 조치 등이다.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에 대학 입시뿐 아니라 다른 국가고시에 대해서도 응시 정지 처분을 검토 중이다.
많은 네티즌과 블로거들은 오 군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는 데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형식적이고 소홀한 검색이 이뤄지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오 군 외에 또 다른 수험생들도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갔을 수 있다는 의심도 꼬리를 물고 있다.
법치일보의 한 기자는 사건 다음날인 6월 8일 오 군이 시험을 치른 곳을 찾아갔다. 교문 밖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던 부모들은 이 기자에게 “시험장의 관리가 어제보다 훨씬 엄격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만 하더라도 부모들은 교문 바로 앞에서 대기할 수 있었지만 8일엔 학교 건너편으로 옮겨와야 했다. 시험 도중엔 그 누구도 학교출입을 할 수 없었다.
시험이 끝난 뒤 만난 한 수험생은 “어제는 검색, 시험감독 등이 엄하지 않았다”면서 “오늘은 금속 탐지기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하게 검색을 했다.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휴대전화를 끄고 반납을 했다. 시험장에 들어와서도 감독이 일일이 휴대전화를 가져왔는지 확인을 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공안, 기율부서 등과 함께 감독‧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관련자들에 대해선 입시 감독 자격을 박탈하고, 직무유기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입시 감독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부정행위 수험생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도 밝혔다. 부정행위가 적발된 시험장의 경우 당국의 역량을 총동원해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엄정히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터넷상에선 여러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오 군 배후가 있거나,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 때문이다. “수험생은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관련자 처벌을 마쳤다”는 교육부 발표는 불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가 제기하고 있는 의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아무리 검색이 소홀했더라도 휴대전화가 금속 탐지기에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두 번째, 감독자 3명을 비롯해 최소 5명의 인원이 시험장 안에 있는데 이런 많은 눈을 피해 어떻게 시험 도중 사진을 찍었을까. 마지막으로 시험장은 전자기 신호가 차단돼 있는데, 오 군은 무슨 방법으로 앱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일까.
한 블로거는 “이것은 한 학생의 문제가 아니다. 자세히 조사해보면 놀라운 ‘팩트’들이 공개될 것이다. 감옥에 갈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옷에 달린 지퍼 때문에 금속탐지기가 울린 적이 있다. 휴대전화가 어떻게 검색대를 통과했을까. 그리고 시험장 안에서 통신 신호가 잡힌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중남재경정법대 형사사법대학원 퉁더화 교수는 “휴대전화 반입 및 사진촬영 등 모든 과정을 살펴봤을 때 보안검색요원, 감독관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알면서도 막지 않았을 경우도 있다”면서 “감독관과 오 군이 짜고서 부정행위를 했다면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중들의 의심이 크기 때문에 당국은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있는지를 조사해서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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