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지역구 수도권 이전 가능성’이 거론돼 왔던 정 의원이 신당 논의에 발맞춰 새로운 지역구를 맡게될 것이란 입소문이 정치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 의원의 거취와 관련,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지역구 이전 시나리오는 서울 종로지구당 입성이다. 내년 17대 총선에서 정동영 의원이 신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한 첨병으로 ‘정치 1번지’로 상징되는 서울 종로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 정동영 의원 | ||
지난해 8·8재보선 당시 민주당 종로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출마했던 유인태 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옮긴 이후,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정동영 의원의 종로 지구당 입성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동영 종로 출마설은 종로 지구당 내부 인사들 사이에서 처음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다. 종로에서 두 차례 서울시의원을 역임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종로구청장에 출마한 바 있는 이성호 전 의원의 언급을 통해서다.
이 전 의원은 “유인태 위원장이 청와대에 입성한 만큼, 내년 총선에는 반드시 출마하겠다. 다만 정동영 의원 같은 거물급 인사가 온다면 몰라도…”라고 지구당 간부들에게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공언하며 ‘단서’로 언급한 말이 정치권에 회자되면서 ‘정동영 종로 출마설’로 ‘발전’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의 종로 출마설은 지역구인 전주지역 일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이미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오른 정 의원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호남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라도 서울 출마가 불가피하다. 지역구를 옮긴다면 정치적 상징성이 각인돼 있는 종로가 좋을 것이다.”
주로 내년 17대 총선 전주지역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 오르내리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정동영 의원측은 “지역구를 옮길 계획이 전혀 없다”며 ‘종로 출마설’을 일축하고 있다.
정 의원의 한 측근은 “신당 논의와 맞물려, 오히려 지구당 개혁모델의 전형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구당 내 조직강화 특위를 구성해 민주적 지구당 운영을 위한 인적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고, 진성당원 확충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진력하고 있다”며 “지역구를 옮기는 계획은 현재까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의 지역구 이전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을 전망이다. 민주당 신주류 간판격인 정 의원이 향후 민주당 신당 창당 과정에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포스트를 맡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국정당화를 명분으로 민주당을 깨고 새로운 신당 창당 논의에 돌입한 신주류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지지세 확산을 위해 명망 있는 거물급 인사들을 수도권에 전진배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연 신주류 대표주자격인 정동영 의원에 대한 수도권 차출 요구가 거세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신주류 인사들 사이에선 정반대의 논리도 동시에 언급되고 있다. 한화갑 전 대표 등 동교동 인사들이 신당 합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에서 신주류 중심의 신당이 태동할 경우, 호남 대표성을 누가 맡느냐가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 정동영 의원이 지역구를 굳건히 지켜야만 신당이 호남에서도 의석을 상당수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
어찌 되었든 민주당이 신당 논의에 휩싸이면서 신당 창당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한 정동영 의원의 거취 역시 신당 논의만큼이나 정가의 관심거리로 등장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