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항상 노출 계약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송지효는 지난 2008년 유하 감독의 영화 <쌍화점>에 출연하며 노출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일임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송지효의 노출 수위는 예상을 깨고 상당히 파격적이었지만 <쌍화점>은 3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송지효 역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Q2 노출을 위해 다이어트는 필수?
에로를 소재로 한 영화 <오감도>에 출연한 김효진은 엄정화와 동성애 연기를 앞두고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김효진은 “노출신이 있을 때는 엄정화 선배와 쫄쫄 굶고 배고픈 것을 참아가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노출을 앞둔 대부분 여배우들은 다이어트와 운동에 매진한다. 하지만 때로는 다이어트가 독이 되기도 한다. 2008년 개봉된 한 영화에서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 K는 다이어트로 잘록한 허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이어트로 가슴까지 작아져 감독이 K의 다이어트를 만류하기에 이르렀다. 이 영화 제작 관계자는 “아니나 다를까 개봉 이후 K의 볼륨감 없는 가슴이 도마에 올랐다. 살을 빼면 대부분 가슴이 먼저 작아지는 경우가 많아 노출을 앞둔 여배우들이 고민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남자 배우들도 노출 장면 촬영을 앞두고 몸매 관리는 필수다. 곡기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배우들이 예민해져 촬영장 분위기가 냉랭해지기도 한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에서 팬티 한 장만 걸치고 베드신에 도전했던 이선균은 “다이어트 때문에 현장에서 좀 예민하게 군 것 같은데 스태프에게 미안하다. 이 장면을 마친 후에는 마음껏 먹으며 즐겁게 촬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Q3 촬영 현장 분위기는 엄숙하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남녀가 옷을 벗고 있는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도 스태프도 멋쩍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로 연기자들에게 노출은 그저 연기의 연속일 뿐! 지난해 개봉된 영화 <두 여자>에서 상반신을 고스란히 드러냈던 신은경과 심이영.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노출신과 베드신이 계속되다 보니 옷을 제대로 갖춰 입지도 못한 상태에서 식사를 할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반면 함께 출연한 남자 배우들은 베드신을 찍기 전 긴장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묘한 대비를 이뤘다.
노출보다는 야한 설정이 도드라진 <쩨쩨한 로맨스>의 이선균-최강희 커플의 귀여운 베드신 촬영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쩨쩨한 로맨스> 홍보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이선균이 나중엔 속옷 차림으로 촬영 현장을 누빌 정도로 노출신 촬영을 즐겼다”고 귀띔했다.
Q4 베드신은 남자 배우가 리드한다?
통상 남녀 관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베드신 촬영 때도 남자 배우가 리드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성 역할을 구분 짓는 편견일 뿐이다. <두 여자>에서 신인 배우 권성민과 베드신을 촬영한 신은경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두 여자>의 홍보사 관계자는 “권성민은 첫 베드신이기 때문에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게다가 상대는 데뷔 20년이 넘은 베테랑 배우 신은경이었다. 신은경은 권성민에게 동작 하나하나까지 친절하게 코치하며 리드해 무사히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 역시 노출을 연기의 일부로만 보는 투철한 프로 정신을 가진 배우다. 전도연은 지난해 <하녀>를 찍으며 상대역으로 출연한 이정재를 압도했다. 당시 <하녀>의 제작 관계자는 “전도연은 거리낄 것 없이 능수능란하게 베드신을 소화했다. 바라보는 스태프가 오히려 더 멋쩍어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Q5 여배우는 노출을 꺼린다?
여배우가 무조건 가리려 한다는 생각도 선입견이다. 많은 여배우들이 “이유가 있다면 벗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영화 <타짜>에 출연하며 상반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당시 대본에도 없던 노출신을 먼저 제안한 것은 바로 김혜수 본인이었다. 이를 최동훈 감독 역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미인도>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노출 연기를 선보인 김규리(개명 전 김민선)는 캐스팅 1순위가 아니었다. <미인도> 시나리오를 보고 매료된 김규리가 직접 감독을 찾아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 너무 좋은 시나리오에 매료된 상황에서 노출 따위는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었다.
<두 여자>에 출연한 심이영 역시 몸을 아끼지 않는 노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극중 정준호가 심이영을 달래다 감정이 격해져 섹스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감정에 몰입한 심이영은 정준호와 격렬한 키스를 나누다 입술이 터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두 여자>의 관계자는 “결국 이 장면은 삭제됐지만 심이영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Q6 촬영 잦을수록 매니저 수명은 준다?
한 여배우의 매니저는 “베드신 촬영을 앞두고는 며칠씩 잠을 설칠 정도”라고 고백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여배우의 경우 베드신 촬영이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매니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촬영 현장에도 들어갈 수 없고 모니터를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배우의 매니저는 “남자 매니저들은 베드신을 마친 여배우에게 자세한 내용을 묻기도 어려워 영화 편집본이 나올 때까지 노심초사하며 감독의 눈치를 본다. 때문에 상호 신뢰가 없는 감독과는 베드신 촬영을 진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