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 마사지업소는 국내의 대표적인 성매매 업소다. 성매매는 물론 한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코스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탓에 경찰 단속의 주요대상이기도 하다. 그만큼 업소를 이용하는 남성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간당 15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이용료 역시 불경기인 요즘 무시할 수 없는 가격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개념의 마사지숍이 등장했다. 2008년께 처음 생겨나 강남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일명 ‘전립선 마사지숍’이다. 이 업소는 겉으로 봐서는 건전업소인 ‘테라피숍’이나 ‘아로마숍’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퇴폐 마사지업소가 온갖 성적 문구들로 가득 채운 퇴폐 전단지를 통해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립선 마사지숍’은 건전업소와 같이 주로 인터넷 카페나 홈페이지를 개설해 홍보하고 있다.
한 전립선 마사지 업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일반 테라피숍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업소에서 제공되는 코스설명과 마사지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올라와 있었다. 코스는 기본적으로 1시간에 8만 원, 전신경락이 동반되는 2시간 코스는 13만 원으로 일반적인 퇴폐업소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몇 가지 특이한 점들이 발견됐다. 남성들에게 제공되는 전립선 마사지 서비스였다. 회음부와 서혜부를 자극해 정력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 서비스는 일반 테라피숍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코스였다. 또한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관리사들의 야릇한 프로필과 곳곳에 올라와 있는 관리사와의 스킨십 수위에 대한 관리자의 답변은 유사성행위를 충분히 의심케 했다.
<일요신문>은 강남에서 성업 중인 한 업소를 찾아가 봤다. 업소는 전화를 통한 철저한 사전 예약제였다. 전화를 건네받은 업주는 업소가 강남의 한 유명 오피스텔 건물에 위치해 있으니, 인근에 도착하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업주는 상당히 조심스러워 했다. 업소를 찾아가보니 뜻밖이었다. 일반적인 업소들이 간판을 내걸고 여러 개의 마사지 방들을 구비해 놓은 것과 다르게 전혀 실체가 없었다. 업주는 일반 오피스텔 한 층 전체를 임대해 놓고 업소를 운영 중이었다. 현재 단속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오피스텔 성매매와 다를 바 없었다.
업주의 안내에 따라 한 오피스텔 방안으로 들어가 보니 노출이 심한 복장의 관리사 지 아무개 씨(27)가 대기하고 있었다. 지 씨의 설명에 따르면 서비스 코스는 단연 건전업소와는 달랐다. 우선 남성들은 샤워 후 전라의 몸으로 베드에 누운 채 아로마와 경락마사지를 받는다. 이후 하체 마사지 서비스가 진행되며 동시에 남성들의 회음부와 서혜부를 성적으로 자극하는 일명 ‘전립선 마사지’가 이루어진다. 이는 일반적인 비뇨기과에서 치료의 목적으로 시행되는 ‘전립선마사지’와는 전혀 다른 일종의 유사성행위였다. 단지 퇴폐마사지업소와 다른 것은 직접적인 성매매가 아닌 유사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기존 대딸방에 마사지 서비스를 가미한 형태라 할 수 있었다.
관리사는 기자에게 “주로 30~40대 직장인들이 찾는다. 한 번 받아본 사람들은 최소 1시간 30분 이상 서비스를 원한다. 물론 일부 관리사들은 2차까지 가기도 한다”며 “우리는 단속도 어렵다. 일반 오피스텔 방을 빌려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분 자체가 쉽지 않다. 일반 업소에 가기 부담스러운 손님들은 이러한 비밀스러운 장소 때문에 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립선 마사지숍은 이제 강남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홈페이지 자체도 건전업소와 구분이 어렵고 영업장소 역시 일반 오피스텔이라는 점 때문에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법당국의 단속 의지가 절실해 보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