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월호수의 풍차 주변에 널찍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반월호수는 군포8경 중 제3경에 이름을 올린 명소다. 반월낙조로 유명하다. 해질녘 하늘과 호수를 동시에 물들이는 붉은 노을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러나 반월호수는 반드시 그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우선 산책하기 좋은 수변데크가 있다. 도심에서 빗겨선 군포시 둔대동에 자리한 반월호수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57년 조성되었다. 총저수량이 약 118만㎥ 규모다. 군포시는 지난 2009년 이 호숫가에 15억 원을 들여 118m 길이의 관찰데크와 510m 길이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이 데크에는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3월이 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호수가 풀리자 산책로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천천히 걸으며 사색을 즐기는 사람, 인라인스케이트를 씽씽 타는 사람,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는 사람, 유모차를 밀며 따스한 햇살을 즐기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이 호수가 그들 모두에게 행복감을 선사한다는 것. 표정이 다들 밝고 여유롭다.
반월호수에는 또한 가족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원이 있다. 수변산책로와 함께 조성된 이 공원은 자그마한 풍차 하나가 이정표 노릇을 하고 있다. 이국적인 풍차는 봄바람을 받아가며 천천히 돌아간다. 겨울이라면 풍차가 도는 모습만 봐도 추위를 느꼈을 텐데, 이제는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 없다.
풍차 앞쪽에는 잔디공원이 있다. 한쪽에는 오른쪽으로 물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왼쪽으로는 널찍한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차기를 하거나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이 눈에 띈다. 연 날리는 풍경도 흔히 보인다. 아무래도 개활지다 보니 바람이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반월호수는 낚시하기도 적합한 곳이다. 잉어, 배스, 블루길, 떡붕어 등이 잘 잡혀서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다. 곳곳에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는데, 아이와 함께 낚시를 즐기는 가족들도 많다. 개중에는 여자친구와 동행한 이들도 꽤 있다. 수온이 따뜻해지면서 물고기의 입질이 점점 늘고 있다는 소식에 반월호수로 향하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반월호수는 주변에 맛집도 많아서 가족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아담한 카페와 매운탕을 잘하는 집, 한정식을 잘하는 집들이 호수 앞에 즐비하다. 허기진 속 달래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주말의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한편, 반월호수 가까운 곳에는 벽화마을로 알려진 납덕골이 있다. 법정명으로는 속달동이다. 수리사 방면으로 10분쯤 길을 달리면 닿는다. 덕고개 당숲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오색벽화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허름한 담벼락마다 화사한 꽃이 활짝 피었다. 마을에 터를 잡은 ‘수리산갤러리’ 김형태 화가가 동료 화가 10여 명을 불러 마을에 벽화를 그려 넣었다. 발랄한 그림들이 고요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문의 : 군포시청 문화공보과 031-390-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