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성세대로 분류되는 30~40대가 학창시절에 가장 많이 꿈으로 말하던 직업은 과학자였고 오늘날의 10대들이 가장 많이 꿈으로 말하는 직업은 연예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이가 있다. 바로 카이스트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장하진이 그 주인공이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소녀시대의 예비 멤버로 데뷔가 임박해 ‘연예인’의 꿈을 이루려던 순간, 장하진은 ‘과학자’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과감히 새로운 길을 선택해 결국 카이스트에 합격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친언니 권유로 ‘제7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 참가해 외모짱 부문 1위가 돼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까지 3년 동안 하루 5~6시간씩 춤과 노래, 그리고 외국어를 연습했어요. 당시 연습생 생활을 함께하던 소녀시대 멤버들과의 추억은 정말 소중해요. 우린 치열하게 연습하고 경쟁하면서 땀으로 맺어진 우정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부모와 절대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시작한 연습생 생활. 장하진은 바쁜 연습생 생활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학업에도 매진해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친언니가 문제(?)였다. SM 청소년 베스트 대회 참가를 권유했던 언니가 다니는 외국어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도전했다가 아쉽게 탈락한 것.
“외고 진학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에 부탁해 한 달 동안 연습생 생활을 중단하고 시험에 매달렸지만 결국 떨어졌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데 그때 정말 한 번 죽도록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데뷔를 몇 개월 앞두고 SM에서 나와 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했죠.”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학교 성적이 늘 상위권에서 맴돌았지만 공부만 파고 든 친구들과의 경쟁이 녹록지 않았던 것. 고교 시절 가장 많이 교무실을 들락거린 학생이 됐을 만큼 모르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선생님을 찾아가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며 자기만의 학습법을 찾아내 결국 카이스트에 진학했다. 이렇게 SM 연습생에서 카이스트 과학도가 된 장하진의 마법 같은 공부 이야기는 최근 <소원을 말해봐>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돼 서점가에서 신선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유리 언니, 윤아 언니, 수영 언니, 서현이 등등 나와 함께 동고동락했던 연습생들이 이젠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가 됐어요. 언제나 그들의 음악을 듣고 그들의 방송을 보면 지금도 그들과 함께 있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이제 내 소원은 카이스트에서 살아남는 거예요.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달려 가아죠.”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제공=서울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