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 존중하겠다”던 탈레반…망명 인권운동가, 아프간 참상 공개
영국 ‘스카이 뉴스’는 현지시간 21일 전직 아프간 판사 출신 인권운동가 나즐라 아유비와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을 상대로 고문 수준의 폭력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지역의 최초 여성 판사소 자유와 인권을 옹호해왔다. 이후 이슬람 과격 단체의 표적이 돼 안전을 위협받았다. 결국 사법부를 떠나 피신 생활을 하다 2015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아유비는 인터뷰에서 “지난 몇 주 사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은 성노예로 전락해 이웃 나라로 보내졌다”면서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 강제 결혼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이전의 선언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유비는 “탈레반은 전사들에게 요리를 해주도록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면서 “요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여성 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구타와 채찍질 등 탈레반의 끔찍한 폭행에 대해 현지 인권운동가들의 보고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유비에 따르면 수백 명의 여성 활동가와 인권운동가가 암살당했다. 그는 여성 활동가들조차 탈레반 보복이 두려워 숨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 판사로서 강력한 사회적 위치에 있었으나 탈레반 집권 후 사회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됐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혼자 집 밖에 나갈 수 없었고, 식료품점에 갈 때도 네 살짜리 이웃 남자아이와 함께 집 밖을 나서야만 했다”며 “탈레반 통제 속에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율법 아래 여성 인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등 이미 과거 탈레반 집권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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