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경찰은 고 채동하의 사망을 전형적인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보고 있다. 현장에 출동했던 은평경찰서 강력4팀 관계자는 “왼손에 휴대폰을 쥔 채 이어폰을 귀에 꼽고 사망해 있었는데 넥타이도 다소 느슨하게 묶여 있어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 풀고 내려올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집도 깨끗하게 치워 놓은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인의 자택에선 빈 양주병과 양주가 남아 있는 양주잔, 그리고 약봉지 등이 발견됐다. 약봉지는 우울증 약으로 고인이 지난 23일 인근 신경외과에서 처방받은 것이었다. 당시 8일 치 약을 처방받았는데 2일 치는 이미 복용했고 6일 치가 남아 있었다. 고인의 마지막 행적이 CCTV에 남겨진 것은 25일 밤 10시경으로 26일에서 27일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23일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사망까지 2~3일 동안 이틀 치 약을 복용한 것. 우울증의 경우 약만 꾸준히 복용하면 자살로 이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고 채동하는 증세가 다소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인의 집에선 일본 공연을 떠나기 위해 꾸려진 짐 가방도 발견됐다. 결국 고인은 27일로 예정된 도쿄 공연을 위해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다 맞춰놓은 상황에서 돌연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고인의 모친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부검을 요청했지만 결국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타살이 아닌 자살이었다.
지난 4월 일본에서 공연을 하고 귀국한 뒤 5월 한 달 동안 고인의 행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각종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행적은 23일 신경외과에 가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은 것뿐이다. 워낙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던 고인은 본인의 우울증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종종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왔다. 우울증 약을 처방해준 자택 인근 신경외과에도 이미 몇 차례 찾아와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본인 역시 우울증을 극복하려 노력했지만 끝낸 우울증의 가장 극단적인 합병증인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더욱 정확한 고인의 사망 전 행적은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은평경찰서 강력계장은 “주변 관계자 조사와 통화내역 조회 등으로 통해 고인의 행적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