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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법정에서 진위가 밝혀지게 됐다. 지난 17일 서태지의 소속사는 이지아의 위자료 청구 소송 취하에 대해 부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를 제기한 측에서 취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소당한 측이 반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에 속한다. 이로써 두 스타의 비밀 결혼과 이혼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법정에서 다시 열리게 됐다. ‘신비주의’와 ‘거짓 프로필’로 가려진 두 스타의 진실게임이 벌어질 법정 공방의 관전 포인트를 미리 짚어 본다.
본격적인 법정 다툼을 앞둔 양측이 들고 있는 히든카드는 무엇일까. 서태지 측은 2006년과 2009년으로 의견이 엇갈리는 이혼 효력 발생 시점이 2006년임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매스컴을 통해 드러난 미국에서의 이혼 관련 자료들은 2006년 이혼을 주장하는 서태지 측에 유리하다. 2006년에 이혼 효력이 발생했다는 점만 확인되면 위자료 청구소송은 이미 소송 기한(3년)을 넘겨 서태지 측의 승소가 사실상 확정된다.
반면 이지아 측은 우선 이혼 효력 발생 시점이 2009년임을 밝혀야 한다. 최소한 2006년 미국에서 이혼했지만 2009년까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만약 이지아 측에서 이를 입증할 히든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서태지 측이 상당히 불리해질 전망이다. 특히 사실혼 관계가 유지됐음을 밝힐 구체적인 물증이 법정에서 공개될 경우 서태지의 신비주의도 상당한 상처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혼 효력 발생 시점이 2009년으로 밝혀질 경우 본격적인 위자료 청구소송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선 이혼에 이른 책임 소재를 두고 팽팽한 공방이 오갈 수밖에 없다. 여기선 이지아가 이혼 책임이 서태지에게 있음을 입증할 어떤 결정적인 히든카드를 쥐고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무려 5억 원이나 위자료를 청구했다는 것만 놓고 봐도 이지아 측은 이혼 책임 소재가 확실하게 서태지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아는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취하한 뒤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게 될 앞으로의 과정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소송은 취하되지 않았고 이제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는 과정’이 법정에서 진행되게 됐다. 결국 이지아 측이 서태지를 헐뜯고 공격할 수 있는 히든카드로 무얼 가지고 있느냐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과연 둘 사이에 자녀가 있느냐를 비롯한 두 톱스타의 내밀한 결혼 생활이 얼마나 공개될지 여부다. 위자료 청구 소송의 핵심은 이혼의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느냐다. 이혼 책임 소재를 다투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세세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만약 실제로 둘 사이에 자녀가 있다면 이 부분 역시 공판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다. 항간에선 서태지의 부동의로 자녀가 있다는 설은 이미 사실무근임이 판명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도 있다. 행여 자녀가 있다면 무리해서 서태지가 소송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 오히려 ‘자녀설’을 비롯해 ‘사전합의설’ ‘20억 원 합의설’ 등 관련 루머를 종식시키기 위해 서태지가 취하에 부동의했을 가능성도 크다.
한편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지아 측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히든카드는커녕 ‘헐뜯고 공격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심지어 이혼 효력 발생 시점이 2006년이라는 서태지 측의 주장에 이지아 측이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해 공판이 싱겁게 끝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지아의 소속사는 물론 법무법인까지 매스컴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송 취하 이전까진 오히려 이지아 측이 더 적극적으로 매스컴에 입장을 밝혔었다. 소송 취하 부동의 사실이 알려진 직후 만난 이지아의 모친 정 아무개 씨 역시 아무런 할 말이 없다는 입장만 밝힐 뿐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예상을 깬 부동의 결정으로 소송 주도권은 분명 서태지 측이 잡았지만 오히려 명분은 이지아 측에게 있다.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지아는 소송 사실이 공개되면서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해 결국 소송을 취하했다. 다시 본인과 가족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됐지만 이젠 이지아가 아닌 서태지 때문이다. 패소할 경우 이지아는 상당한 이미지 타격이 예상되는데 이는 요즘 한창 잘나가는 법무법인 바른(이지아의 법률대리인) 역시 매한가지다.
이지아가 패소할 경우 역풍이 상당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지아 측이 공판에 소극적으로 임해 서태지에게 참패할 경우 각종 의혹까지 양산할 수도 있다. 여기서 다시 ‘20억 원 합의설’이 눈길을 끈다. 애초 ‘20억 원 합의설’은 서태지가 이지아 측에 20억 원의 합의금을 건네 소송 취하를 이끌어 냈다는 설이었는데 서태지의 부동의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지만 이지아가 소극적인 태도로 완패할 경우 이미 합의금(20억 원)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20억 원 합의설’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20억 원이 소송 취하 합의금이 아닌 이지아가 가진 히든카드와의 교환 대가였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서태지는 승소에 확신을 갖고 취하에 부동의할 수 있다. 서태지 입장에선 소송 취하보단 승소 판결이 이미지 쇄신 및 관련 루머 종식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따라서 서태지와 이지아의 위자료 청구소송 최대 관전 포인트는 과연 이지아 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판에 임하며 승소를 향해 달려갈지의 여부가 될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