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까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공장식 축산은 이러한 전염병과 기후변화 등의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공장식 축산 환경과 가축동물의 삶은 과연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는 재난들과 어떠한 상관이 있는 걸까.
약 1만년 전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동물의 가축화가 시작되었다. 문명이 발달하고 빠른 시간 내에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공장식 농장이 생겨났다.
비좁은 스톨(사육틀) 속에서 일평생 새끼를 낳다 죽는 어미 돼지, 태어나자마자 이빨이 뽑히고 꼬리가 잘리는 새끼 돼지, A4용지만 한 배터리 케이지 속에서 알을 낳는 닭. 열악한 축산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동물복지농장 제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가축동물들의 현실은 어떨까.
동물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는 강혜진 연구원. 그녀가 직접 돼지농장을 찾았다. 모돈장에서는 강제적인 인공수정이 이뤄졌다. 그리고 새끼 돼지의 꼬리를 자르고 어미 돼지는 좁은 틀에 갇혀 살고 있다.
농장에는 젖을 먹지 못해 죽어가는 새끼돼지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닭의 사정도 비슷하다. 여전히 배터리 케이지에 갇혀 생활하고 있다. 닭의 평균수명은 15년. 하지만 산란계는 2년, 치킨이 되는 육계는 30일을 살다 죽는다.
신상엽 감염내과 전문의는 이러한 공장식 축산환경이 인간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메르스, 신종플루 등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신종 감염병은 관리 되지 않는 환경에서 사람과 동물이 어우러져서 살 때 발생한다.
동물과 사람, 환경의 건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동물 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고픔이나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살아 있는 동안 동물이 행복한 상태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드는 환경이 '동물 복지'다.
경상북도 경산에는 특별한 자연 농장이 있다. 거위와 염소, 오리, 닭이 사는 동물농장. 이곳에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왔다. 닭은 달걀 생산량이 떨어지면 폐사된다.
오늘 농장을 찾은 닭 두 마리도 배터리 케이지에서 알을 낳다 생산력이 떨어져 죽음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런 닭을 농장주가 돈을 주고 구조한 거다. 사실 농장에 사는 닭들은 모두 폐닭이었다.
하지만 두세 달이 지나면 자연 스스로 건강을 되찾는다고 한다. 알을 낳지 못했던 닭이 3개월이 지나자 달걀을 다시 잘 낳았단다. 그의 말이 사실일까, 동물복지는 과연 가축과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걸까.
너무 오랜 시간 인간은 오직 자신의 이기를 위해 다른 생명의 삶을 함부로 짓밟아왔다. 오늘날 계속되는 팬데믹과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들은 우리의 이기에 대한 자연과 동물의 경고가 아닐까.
오랫동안 제기되어온 문제의식에도 아직까지 뚜렷한 해답을 마련하지 못한 공장식 농장. 그곳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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