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스토리는 물론이요, 등장인물과 제작진까지 아시아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캐나다 출신의 배우인 시무 리우가 주연을 맡았으며, 아시아계 미국인 감독인 데스틴 크리튼이 메가폰을 잡았다.
사실 지금까지 MCU는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처음 10년 동안은 오로지 백인 주인공(‘크리스’라는 이름의 주인공)만 영화의 중심을 차지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8년 흑인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블랙팬서’가 등장하면서부터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다. ‘블랙팬서’의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했고, MCU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즉각 알아차렸다.

이 영화의 성공이 고무적인 또 한 가지 이유는 MCU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무명이란 점이었다. 지금까지는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이미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스타였던 것과 달리, 리우는 말 그대로 '듣보잡'에 가까웠다. CBC 텔레비전 쇼 ‘킴스 컨비니언스(김씨네 편의점)’와 ‘코미디 센트럴’의 ‘아콰피나 이즈 노라 프롬 퀸즈’에 얼굴을 비친 게 전부였다. 간간히 스톡 동영상 모델로 일했지만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커리어는 없었다.
그렇다면 중국계를 소재로 한 영화니 당연히 중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건만,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 금지가 내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지 조치가 내려진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추측컨대 인종차별 문제, 혹은 영화가 전달하는 ‘자유를 부르짖는’ 메시지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9월 12일 현재 누적 관객수 110만 명을 돌파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