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도카이는 일본의 유일한 특정위험 지정폭력단이다. 기타큐슈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2008년 무렵 전성기 때는 조직원 수가 무려 730명에 달했다. 일반 시민을 습격하는 공격성으로 악명이 자자했는데, 일례로 폭력단 추방운동을 벌였던 나이트클럽에 수류탄을 던져 직원 등 12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을 들 수 있다.
총격도 서슴지 않았다. 퇴직 경찰관에게 총격 테러를 감행하는가 하면, ‘폭력단과 손을 끊자’고 호소한 건설회사 임원을 자택 앞에서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말단 조직원만 체포될 뿐, 윗선은 꼬리를 자르고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시민들은 좌절했고 경찰에 대한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폭력단의 범죄를 뿌리째 없애려면 우두머리에게 책임을 물어 조직을 궤멸시켜야 한다.”
후쿠오카현 경찰본부는 사상 최대의 특별수사대를 꾸렸다. 수사를 진두지휘한 것은 오노우에 요시노부 형사부장. 그는 정점에 있는 노무라 총재와 다노우에 회장을 노렸다. 과거 사건들을 전면 재조사했으며, 4개의 사건으로 두 사람을 드디어 체포하기에 이른다. 기타큐슈시 어업협동조합장 살해 사건(1998년·살인, 총도법 위반), 구도카이 수사를 지휘했던 퇴직 경찰관 총격 테러(2012년·조직적 살인미수, 총도법 위반), 간호사 흉기 테러(2013년·조직적 살인미수), 치과의사 흉기 테러(2014년·조직적 살인미수) 등에 관여한 혐의다.

의사 이케다 노리아키 교수도 증언자 중 한 명이다. 2013년 노무라 총재의 탈모시술과 음경확대시술을 담당한 간호사가 칼부림을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피해자의 흉터를 감정했다. 이케다 교수는 “특히 얼굴과 머리의 상처가 심각했다”며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간호사도 여전히 계속되는 고통을 법정에서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실행범인 조직원은 간호사와 접점이 없는 한편, 노무라 피고는 간호사의 태도와 수술 결과에 크게 불만을 갖고 있었던 사실이 판명됐다. 이에 검찰은 “단순한 상해사건이 아니라 살의가 있었으며 노무라 피고의 관여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실행범이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며 반박했다.
‘조직의 지휘명령체계를 밝혀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가 검찰에게 주어진 셈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구도카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증언을 결심한 전직 조직원은 “일상의 아무렇지도 않은 소리에도 ‘보복이 아닐까’ 두려워진다”고 털어놓았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까닭은 무엇일까. 전직 조직원은 “구도카이는 야쿠자답지 않았다”며 “일반인을 무참히 살해하는 걸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증언을 통해서 상명하달의 조직 기강은 확인됐지만, 여전히 윗선이 사건에 개입한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 그런 가운데 검찰이 ‘열쇠’로 지목한 사건이 있었다. 1998년 구도카이 조직원 3명이 어협조합장인 가지와라 구니히로에게 총 네 발을 발사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거액의 항만 개발을 둘러싸고 구도카이가 벌인 조직적 범행이라는 주장이 우세했으나 당시 실행범만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피살된 전 조합장의 장남이 법정에 섰다. 그에 의하면 “다노우에로부터 연락이 와 고급 요릿집에서 아버지와 노무라, 다노우에 등 4명이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다노우에가 ‘친분을 쌓자’며 제안을 해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동안 직접적인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었던 ‘톱 2인방’이었기 때문에 이는 검찰에 있어서 귀중한 증언이었다.

8월 24일, 후쿠오카 지방법원은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노무라에 대해 “범죄의 주모자로서 관여했기 때문에 책임이 참으로 막중하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부두목 다노우에에게는 무기징역이 내려졌다. “극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검찰의 구형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폭력단의 사정을 잘 아는 호리우치 야스히코 변호사는 “지금까지는 두목과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어 단념한 사건들도 많았다”며 “이번 판결이 폭력단 수사 진척에 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폭력단이 조직성을 숨기거나 실행범으로 조직원을 쓰지 않는 등의 범행이 늘어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처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