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계 스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Special ONE’은 누구일까. <일요신문> 스포츠 연예팀에선 창간 19주년 특집 기사로 시민들이 손수 뽑은 ‘Special ONE’이 누구인지를 조사했다.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액 3000여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또한 신촌과 홍대입구 등 대학가 주변에서 설문조사가 이뤄져 주요 설문 참여 시민 층은 20대 대학생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 스포츠계 최고의 스타는 누구일까.
<일요신문> 스포츠 연예팀이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를 준비하면서 고민한 부분은 바로 후보 선정이었다.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의 특성상 후보를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 각각 열 명으로 미리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요신문> 스포츠 연예팀은 기자들이 우선 후보군을 정한 뒤 스포츠계와 연예계 관계자들의 자문을 구해 각각 10명의 후보를 결정했다.
연예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와 영향력을 가진 최고의 스타, ‘Special ONE’으로 유재석이 선정됐다. 유재석은 무려 1488표를 받아 전체 참여 시민 46%의 지지, 다시 말해 과반수 가까운 시민들의 몰표를 받으며 진정한 연예계 ‘Special ONE’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각종 매스컴이 선정한 2010년 최고의 연예인은 걸그룹 소녀시대였다. 걸그룹 전성시대를 선도하며 정상의 자리에 서 있는 소녀시대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유력한 1위 후보였지만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1%의 지지를 받으며 3위에 머물렀다. 또한 유재석과 함께 예능계를 양분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또 한 명의 국민MC 강호동은 2위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지지율이 16%에 불과했다. ‘Special ONE’ 유재석의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 것. 요즘 방송가에선 솔직 담백한 캐릭터인 강호동이 유재석을 넘어 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유재석이 뛰어난 진행 능력을 바탕으로 겸손함과 매너가 돋보이는 국민MC이긴 하지만 조금씩 식상해져 간다는 우려 섞인 평이 나오고 있었던 것. 시청률에서도 강호동의 ‘1박2일’이 유재석의 <무한도전>을 앞서 있다. 그렇지만 젊은 층은 압도적인 표차로 유재석에게 지지표를 던졌다.
지난해 영화 <아저씨>와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쌍빈’ 원빈과 현빈이 나란히 4, 5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까지 여성 팬들이 ‘주원앓이’를 앓게 만든 현빈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실제 결과에선 원빈이 8%의 지지를 얻어 7%의 현빈을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고작 24표 차이였다. 아무래도 현빈이 군에 입대한 것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세’ 아이유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요즘 그가 연예계에서 ‘대세’이긴 하지만 최고의 인기와 영향력을 가진 ‘Special ONE’을 뽑는 설문이었던 터라 상위권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하지만 아직 10대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스타임을 감안하면 6위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대단해 보인다. 그 뒤를 김병만 고현정 김태희 이민정 등이 이었다.
스포츠계 ‘Special ONE’ 영역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이름을 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이끈 박지성과의 접전이 예상됐지만 김연아는 10% 차이를 보이며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1260여 개의 스티커를 받은 김연아가 전체 참여 시민 39%의 지지를 받은 데 반해 박지성은 938표를 받아 29%의 지지율로 2위에 그친 것. 접전이 예상됐음에도 김연아가 압승을 거둔 까닭은 최근 몇 달 동안 박지성이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길거리 설문조사가 모두 끝난 바로 다음 날 박지성은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만약 설문조사 기간 동안에 이 골이 터졌더라면 결과가 달려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박지성과 함께 프리미어 리그를 누비고 있는 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이 8%의 지지를 받으며 4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스타들은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가 9%의 지지로 3위,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가 5위(5%),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은 7위(3%)에 이름을 올렸다. 10년 전에만 해도 압도적인 ‘Special ONE’이었던 박찬호(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는 9위(1%)에 이름을 올려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 외에 장미란(6위) 박태환(8위) 이승훈(10위) 등 올림픽 스타들도 이름을 올렸다. 프로 스포츠와 달리 역도 수영 스피드스케이팅 등 비인기 종목 선수들인 이들은 해당 종목이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낼 당시엔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지속적인 사랑까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5년 뒤에는 당당히 ‘Special ONE’에 이름을 올릴 만한 유망주 스타로는 어떤 이들이 시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을까. 우선 연예계에선 ‘대세’ 아이유가 40%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Special ONE’ 영역에서 6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보여준 아이유가 ‘미래의 Special ONE’을 묻는 항목에선 과반수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인 1위에 오른 것. 그의 칸을 가득 메운 스티커는 과연 아이유 요즘 연예계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2위에 오른 송중기(17%)의 도약도 돋보였고 이미 한류스타의 계보에도 이름을 올린 김현중(14%)과 장근석(11%) 등도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연계관계자들이 유력한 1위 후보로 손꼽았던 이승기가 5위(6%)에 그친 것은 다소 큰 이변이었다.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 선 체조선수 손연재가 35%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Special ONE’ 김연아가 불모지 피겨 스케이팅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듯이 이번엔 손연재가 체조 부분에서 세계 정상에 서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김의선 씨(21)는 “얼마 전 프로야구 시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에서도 세계 최고의 체조 선수가 배출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연아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곽민정도 5위에 올랐다.
2, 3위는 박지성 이청용 등에 이어 유럽으로 진출한 손흥민(함부르크 SV)과 구자철(VfL 볼프스부르크)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국내파 윤빛가람(경남 FC)까지 4위에 올라 국가대표 축구팀 젊은 피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연예 스포츠계 스타에 대한 선호도에 이어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도 설문 항목에 포함됐다.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콘텐츠, 다시 말해 종목은 단연 축구였다. 전체 설문 참여자의 절반인 50%가 축구를 가장 사랑한다고 밝힌 것. 강력한 라이벌 야구는 28%에 그쳤다. 축구는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까지 다소 시간이 남은 상황인데 반해 프로야구는 개막한 지 얼마 안 돼 한참 관심이 뜨거운 시점이라 두 종목의 접전 내지는 야구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연아의 영향 때문인지 피겨 스케이팅이 3위(12%)에 올랐고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스피드 스케이팅도 5위(3%)에 올랐다. 정통의 인기 종목 농구와 배구는 4, 6위로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지지를 받았다.
연예계 최고의 콘텐츠로는 MBC <무한도전>이 1위에 올랐는데 53%로 과반수를 넘는 지지를 받으며 유력한 1위 후보였던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의 KBS <해피선데이>(18%)를 2위로 끌어내렸다. 4월 둘째 주 주간 시청률 순위에선 <해피선데이>(21.2)가 <무한도전>(16.2)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해피선데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반해 대학생 등 젊은 층에겐 <무한도전>이 더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생 강은주 씨(여·22)는 “‘1박2일’도 재밌지만 매주 기발한 기획을 들고 나오는 <무한도전>이 훨씬 신선하다”면서 “<무한도전>은 재미의 기복이 크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만큼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M. net <슈퍼스타 K>는 현재 방영 중이지 않음에도 3위(8%)에 오른 데 반해 MBC에서 현재 방영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의 <우리들의 일밤>은 6, 7위에 그쳤다.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가 4위 올라 높은 인기를 증명시켰고, <뉴스>는 5위에 오르며 이변을 일으켰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
최정아 인턴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