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적어도 하루 전인 20일 밤, 늦은 시간에는 이지아가 관련 보도가 임박했음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요신문>에선 평소 이지아가 자주 들렸다는 곳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강남 일대의 식당과 주점 등을 탐문 취재하는 과정에서 20일을 전후해 이지아를 봤다는 목격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을 통해 이지아가 20일 밤 자정 무렵 방배동 서래마을 소재의 한 일본식 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제보를 접할 수 있었다.
이날 술자리에서 이지아는 상당히 무거운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지아를 목격했던 A 씨는 “그 전에도 술집에서 몇 차례 이지아 씨를 봤었는데 그날은 상당히 어두운 표정이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라며 “다음날 서태지 씨와의 결혼과 이혼 기사를 접하고 정말 깜짝 놀랐었다”고 당시 정황을 전했다. 그만큼 그날 술자리에서의 이지아는 걱정될 만큼 어두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몇몇 남성이 동석했는데 다소 사무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이 목격자는 “다음날 언론 보도를 보니 동석했던 이들이 소속사 직원이나 변호사가 아니었나 싶다”며 “술자리는 새벽 두 시를 조금 넘겨 끝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술집에서 나갈 때 역시 이지아의 표정이 너무 어두웠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이날 술자리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매니저 등 소속사 직원은 동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미 언론을 통해 이날 저녁에 이지아가 정우성을 만나 냉면집에서 공개 데이트를 즐겼음이 보도됐다. 한 목격자가 이 내용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던 것. 결국 저녁 무렵에만 해도 정우성과 단란한 한때를 보냈던 이지아는 급한 연락을 받은 뒤 무거운 표정으로 자정 무렵 해당 술집을 찾은 것이다.
키이스트 측은 그동안 이지아가 관련 사실을 소속사에 알리지 않은 채 홀로 소송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당일 술자리 동석자들 역시 소속사가 아닌 변호사 등 그의 소송을 도와주고 있는 이들로 보인다. 이지아는 연예계 활동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태지와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해왔다. 이를 소속사에도 알리지 않았다면 소속사 관계자가 아닌 제3의 누군가가 소송 전반을 도와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이날 심야 술자리는 기자들이 소송의 실체를 파악해 취재 중이라는 사실을 접한 뒤 이지아 측이 급하게 마련한 대책회의로 보인다.
해당 일본식 주점을 직접 찾았지만 직원들은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지만 취재 과정에서 당일 이지아를 목격했다는 또 다른 목격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우연히 19일과 20일 연이어 술집에서 이지아를 목격했다고 한다.
“19일에는 강남 소재의 한 차돌박이 집에서 이지아 씨를 봤는데 그땐 정우성 씨와 같이 있었다. 서로 입에 차돌박이를 넣어주는 등 정말 행복해 보이는 한 쌍이었다”는 이 목격자는 “그런데 20일 늦은 밤에 본 이지아 씨는 단 하루 만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만큼 어두운 표정이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의 제보를 종합해 볼 때 이지아의 심경 변화는 관련 보도가 이뤄지기 하루 전인 20일 늦은 밤 이후 급격히 달라졌다. 그날 저녁에만 해도 냉면집에서 데이트를 즐겼던 정우성과 헤어진 뒤 급히 술집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볼 때 정우성 역시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신분 감추려 유령처럼…?
이지아 미스터리는 동료 연예인은 물론 친하게 지내던 스태프들조차 서태지와의 관계를 전혀 몰랐을까 하는 부분으로 연결된다. 이지아의 데뷔작 <태왕사신기>에 함께 출연했던 박성웅 신은정 부부는 이 드라마에서 만나 결혼에 이르렀다. 촬영 현장에서 몰래 데이트를 한 만큼 동료 배우들의 눈치를 가장 많이 살펴야 했을 이들 부부 역시 “서태지와의 관계는커녕 이지아가 결혼했다는 사실조차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밝힌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함께 출연해 연인 역할을 맡았던 장근석 역시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드라마 <스타일>의 홍보를 맡았던 노윤애 대표 역시 “당시 (이)지아 씨와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전혀 몰랐다”면서 “우리 회사에서 서태지심포니 공연 홍보도 맡아 오랜 서태지의 팬이었던 직원이 담당했는데 역시 전혀 몰랐었다”고 밝혔다. 연예관계자들은 이지아가 동료 연예인들과 친분이 거의 없었던 것이 바로 서태지와의 관계를 감추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지아는 평소 속내를 털어놓을 만한 연예인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지아가 촬영 현장에서도 동료 연예인들과 일정 부분 이상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터라 정우성과 촬영 현장에서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도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상당한 화젯거리였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