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기획사 전 대표였던 이 아무개 씨가 마약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아내인 탤런트 E 씨에게 불통이 튀고 있다. |
유명 탤런트 E 씨(39)의 남편이자 대형 연예기획사 전 대표였던 이 아무개 씨(48)가 마약 투약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 3월 30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이 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국내 모 남성 톱스타의 소속사 자회사인 S 기획사의 대표를 지냈고, 한류스타 B 씨의 영상화보집 및 아시아투어 공연을 제작·기획하기도 한 연예계 거물로 통한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오피스텔 등에서 필로폰 0.05g을 물에 타 주사기로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이달 초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으며 마약검사에서도 모두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 구속 기소됐던 김성민이 공범 10명의 이름을 자백했었는데 이 명단에 이 씨의 이름이 끼어있어 조사가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지난해 탤런트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당시 “연예인의 남편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무성히 나돈 바 있었다.
연예계 거물인 이 씨의 구속은 연예계에 또다시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쪽은 유명 연예인인 그의 아내 E 씨였다. 네티즌들은 이 씨 구속 소식이 들려오자 E 씨의 기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E 씨는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이며, 현재 국내 모 방송사 주말 드라마와 케이블 채널 및 홈쇼핑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 씨와 이 씨는 2006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둘 다 늦은 나이였고, 오랜 사랑의 결실이었기에 팬들의 응원은 남달랐다. 당시 E 씨는 “평생 친구처럼 지내며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며 행복한 웨딩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E 씨가 행운을 잡았다”며 시기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E 씨는 지난해 10월 말 방송된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한 번의 아픔 끝에 남편을 만났지만 또 이혼을 결심한 적이 있다. 초반엔 완전 전투였다”고 밝혀 결혼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음을 암시했다. 결혼 3년 만이었다. 그는 당시 “남편과 이혼 결심만 만 번 했다”며 “남편의 늦은 귀가와 담배가 이유였다.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E 씨의 지인은 “방송이 나간 후부터 E 씨와 이 씨는 사실상 별거를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또 그는 “E 씨와 남편의 사이가 멀어진 지 한참 됐지만, E 씨가 재혼이었고 이 씨는 초혼인 만큼 E 씨가 더욱 가정을 지키려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둘 사이에는 딸이 두 명이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낳은 큰딸과 입양한 둘째 딸을 키우고 있었던 것. E 씨는 토크쇼에서 “재혼 후 이혼 결심을 수도 없이 했지만 첫째 딸이 생기고서 그 마음이 사라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에게 응원을 받던 E 씨는 이 씨의 마약 문제까지 불거지자 이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탤런트 E 씨의 배우자란이 통째로 사라졌다. 기존에 기업인 이 씨의 이름이 올라가 있던 배우자 프로필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더불어 해당 사이트에는 이 씨의 가족관계 배우자란도 삭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3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인물 정보란은 본인 요청이 있을 때만 삭제나 수정이 가능하다”며 “두 사람 중 한 명의 요청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두 사람이 네이버에 올라와 있는 자신의 프로필에서 배우자 이름을 삭제시켰고, 더불어 상대방의 배우자 프로필 삭제도 요청했다는 것이다.
E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남편이 구속됐지만 이번 사건에 E 씨가 연루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E 씨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일정에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섣부른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E 씨는 3월 31일과 4월 1일로 예정됐던 드라마 세트장 녹화를 위해 제작진과 긴급회의를 벌이기도 했다. 이 씨가 대표로 있는 M 기획사 관계자는 “할 말 없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 씨가 구속되자 연예계에서는 김성민 전창걸 등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마약 파문이 다시 불거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연예인 한 아무개 씨는 “몇몇 연예인들의 마약 혐의가 드러나면서 연예인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어 걱정된다”며 “사건이 빨리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선미 프리랜서 wihtsm@ilyo.co.kr
‘김성민 리스트’ 후폭풍 계속되나
‘연례 행사’처럼 벌어지는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사건이 터질 때마다 팬들이 경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배우들의 ‘환상적인’ 이미지가 단숨에 무너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말미를 수놓은 ‘마약 파동’의 첫 주인공은 누구일까. 마약 스캔들의 시초는 단연 김성민이다. 그는 2010년 12월 3일 마약으로 분류된 필로폰 상습 투여 혐의로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체포돼 검찰에 구속됐다. 그는 필로폰 상습 투여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 직접 필로폰을 구입해서 밀반입했다고 진술해 더욱 큰 충격을 줬다. 12월 14일 구속 기소된 김성민은 검찰의 추궁 끝에 공범 10명의 이름을 불기도 했다. 그는 1심에서 밀반입한 양이 30회 분이라는 점, 다른 사람과 나눠 투약한 점 등 죄질이 중해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3월 25일 열린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성민의 뒤를 이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연예인은 전창걸이다. 2008~2010년 사이에 전 씨와 함께 수차례 대마초를 피운 강성필과 박용기도 같은 기간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마약하면 크라운제이도 빠질 수 없다. 그는 김성민이 마약 혐의로 구속된 지 이틀 만에 대마초를 구입해 피운 혐의를 받았다. 당초 크라운제이는 경찰 조사 당시 두 차례의 흡연 사실만을 시인했으나 모발 검사 등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뒤 검찰 수사에서 다섯 차례의 혐의 사실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앨범작업 및 뮤직 비디오 촬영을 위해 미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현지에서 구한 대마초를 수차례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