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 |
어찌 보면 가수들에게 ‘나가수’ 출연은 파견 근무에 가깝다. 따라서 방송 출연료와 방송 음원 수익 등은 파견 근무 수당에 해당된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은 평균 200만 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6월 26일 방송분(14회)까지 전회 출연한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등은 출연료로만 2800여만 원을 벌어들였다. 가장 많은 출연료 수익을 챙긴 이는 12회를 마지막으로 하차한 이소라로 MC를 겸해 추가 출연료를 받았다. MC 자리를 물려받은 윤도현이 2위, 그리고 박정현과 김범수가 그 뒤를 잇는다.
그만큼 가수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선 출연료 외에 음원 수익을 별도로 챙긴다. 신정수 PD는 “MBC는 저작인접권료를 가수 몫으로 돌리는 등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면서 “음원 수익 가운데 40%가 가수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유화증권 최성환 연구원의 ‘2011년 디지털 음원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나가수’ 음원 규모가 500억 원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MBC뉴미디어사업본부 관계자는 “500억 원은 1년 내내 ‘나가수’가 화제를 양산하는 최상의 상황에서 가능한 금액”이라며 “초기 음원 수익은 회당 5억여 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화제가 양산돼 음원 다운로드가 꾸준히 늘고 기존 음원의 누적 수익까지 발생하면 연간 최대 500억 원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가장 많은 음원 수익을 챙긴 가수는 아홉 개의 음원을 내놓은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등이다. 제작진의 음원 수익 분배에 따라 계산해보면 현재까지 이들 세 가수의 음원 수익은 평균 4억~5억 원가량이다. 임재범은 음원이 세 개에 불과하지만 가요 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다운로드를 기록해 상당한 음원 수익을 올렸다.
# 상상초월 보너스
연예인에게 있어 보너스는 단연 CF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 역시 월등히 향상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CF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이는 박정현으로 서울우유 ‘아침에주스’ 모델로 발탁된 데 이어 기업 이미지광고, 보험, 제약 등 3개 업체와 모델 계약을 맺었다. 또한 윤도현과 정엽은 해태 ‘부라보콘’과 진로 ‘참이슬’ CF에 나란히 출연하고 있다. 김건모 역시 이들과 함께 ‘참이슬’ CF에 동참했다. 또한 김범수의 경우 아직 계약이 체결된 CF는 없지만 5~6개 업체와 한창 논의 중이다.
임재범은 여성의류 ‘지센’ 모델로 발탁됐다. 임재범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예당) 김안철 홍보팀장은 “광고 제안이 쏟아져 현재 7~8군데와 협의 중”이라며 “정확한 출연료는 밝힐 수 없지만 A급 대우”라고 밝혔다. ‘한국 연예인 광고모델료 테이블’에 의하면 A급 대우는 연간 출연료 5억 원 이상을 의미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임재범은 워낙 대중 관심도가 높아 출연료가 연간 6억~7억 원까지 급등했다”며 “연예인 기준 상위 10위권으로 스포츠 스타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박정현 윤도현 정엽 김건모 등은 임재범보다는 조금 낮지만 A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범의 경우 현재 몸값으로 7~8개의 CF에 출연하면 최대 50여억 원의 수익이 가능하다. 박정현 윤도현 정엽 김범수 등도 10~20여억 원의 CF 출연료를 챙길 전망이다. 사실 이들은 철저하게 광고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던 연예인들이다. 임재범은 데뷔 25년, 박정현은 14년, 그리고 정엽은 8년여 만에 처음으로 CF에 출연했다. 그만큼 ‘나가수’의 힘은 컸다.
# 기본월급 급등
가수에게 기본월급은 단연 음반과 콘서트 수익이다. 음반 발매로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이는 김범수다. 김범수는 최근 정규 7집 앨범 파트2 앨범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끝사랑’을 비롯해 수록곡 7곡 모두 차트 10위권에 올랐다. 정규 7집 파트1 앨범의 흥행 실패에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음원 수익만 수억 원이 발생할 전망이다.
반면 8집 앨범 발매를 위해 ‘나가수’에서 자진 하차한 백지영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년 6개월 만에 발매한 정규앨범이지만 ‘나가수’ 경연 곡들에 밀려 음원 차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 타이틀곡 ‘보통’에 이어 후속곡 ‘배드걸’로 활동을 이어가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음반 활동을 조기 중단했을 정도다. 한편 YB(윤도현)와 정엽은 오는 9월 새 음반을 출시한다.
‘나가수’ 가수들의 콘서트도 대부분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5월 서울 공연과 6월 부산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박정현은 하반기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암표 가격이 100만 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서울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임재범은 전국 투어 콘서트에 돌입, 9월엔 미국 공연을 가진다. 김연우 역시 6월 말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에 돌입했고, 김범수는 8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가진다. 또한 BMK와 윤도현의 YB는 7월, JK김동욱은 8월에 콘서트를 갖는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은 평소에도 콘서트 등 공연을 많이 하는 가수들이지만 매진과는 거리가 있었다. 콘서트를 앞두고 윤종신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김연우는 “벌써 콘서트가 매진돼 신기하다”며 “본래 200~300명의 정예 부대 팬들만 모였는데 이번에 1500명이나 모인 것을 보면 나가수 효과가 크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들의 콘서트 수익은 보통 회당 개런티로 받는데 ‘나가수’ 출연 가수 정도 수준이면 최소 회당 1억 원 이상을 받는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세금 문제 등으로 인해 가수들의 개런티는 비밀에 부쳐지는데 최소 회당 1억 원 이상 받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부 톱 가수들은 출연 개런티 외에 러닝개런티까지 받는데 ‘나가수’ 출연 가수들도 그 수준으로 레벨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정확한 수치를 알 순 없지만 전국 투어 공연을 가질 경우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이소라에 이어 ‘나가수’ MC를 겸하고 있는 윤도현은 다른 가수들보다 출연료를 좀 더 올려 받는다. |
임재범의 소속사는 ‘나가수’ 출연 이후 임재범의 행사 출연료가 3000만 원에서 5000만~6000만 원으로 두 배가량 폭등했다고 밝혔다. 다른 ‘나가수’ 출연 가수들 역시 출연료가 폭등하며 행사계 섭외 1순위로 등극했다.
아예 기업체에서 ‘나가수’ 출연 가수들을 중심으로 한 행사를 개최하는 추세다. 최근 GS건설의 ‘자이콘서트’엔 백지영 JK김동욱 등이, 삼성하우젠 스마트에어컨의 ‘평창 스마트 콘서트’엔 박정현 김범수 김연우 등이 출연했다.
대학축제에서도 ‘나가수’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YB 소속사 관계자는 “‘나가수’ 출연 이후 대학 축제 섭외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 5월 한 달 동안 매주 4~5회의 대학 축제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다른 ‘나가수’ 출연 가수들도 비슷한 상황인데 특히 YB, 박정현, 김범수, 정엽, 김연우 등이 인기가 높다. 이들의 경우 대학 축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출연료(3000만~40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YB의 경우 5억여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 진정한 대박 가수는
‘나가수’ 출연을 통해 가장 대박을 친 주인공은 임재범이다. ‘나가수’ 출연은 단 5회, 경연은 3회에 불과했지만 워낙 임팩트가 강했던 터라 가장 높은 몸값 상승률을 보였다. 대형 연예기획사인 예당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A급 스타 수준의 계약금까지 받았다. 예당 측은 임재범의 경제 가치가 100억 원대라고 밝혔는데 현재 논의 중인 CF 출연이 대부분 성사되고 전국 투어 콘서트까지 성황리에 마칠 경우 올해 100억 원의 수익도 가능하다.
김연우와 BMK 역시 큰 수익을 올렸다. BMK는 김천대학교 실용음악학과, 김연우는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 교수인데 전문성과 실력 입증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게다가 BMK가 운영하는 ‘소울 트레인 보컬아카데미’도 ‘나가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김건모와 백지영은 가장 잘 안 풀린 ‘나가수’ 출연 가수로 분류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