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인 바이러스> MC와 화제의 출연진들. 위부터 메이크업 종결자 화성인, 6년간 초콜릿만 먹어온 화성인, 갸루족 화성인. |
그렇다면 개성 강한 지구인들 가운데에서도 더욱 특별한 ‘화성인’ 발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화성인 바이러스> 제작진들의 가장 기초적인 화성인 발굴 방법은 ‘제보’다. 특별한 케이스의 제보가 들어오면 가장 기본적인 전화 인터뷰가 들어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몇 번의 전화인터뷰를 거치며 적절한지를 판단한다. 화성인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는 건 그 이후다. 직접 인터뷰가 이뤄지면 화성인들의 지인들과 주변인들의 확인 작업이 이어진다. 제작진에 따르면 화성인들에게 끊임없이 캐묻고 상황에 따라 지인들에게 재차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슈가 되었던 10년 동안 이를 안 닦은 ‘누렁이녀’ 또한 제보에 의해 출연하게 되었다. 네티즌 사이에서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준 누렁이녀는 가짜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화성인 바이러스>의 이근찬 PD는 “누렁이녀 제보소식을 듣고 제작진들도 깜짝 놀라 ‘정말 진짜냐’며 재차 묻기도 했다”며 “우리의 상상과 가치관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보만으로는 화성인을 발굴할 수는 없다. 지구 곳곳에 숨어있는 화성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작진들은 미니홈피나 온라인상에 떠도는 특별한 이야기와 사람들을 탐사한다. 이러한 제작진들의 ‘화성인 탐사’는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갸루녀’가 가장 대표적으로 온라인 발굴법을 통해 찾아낸 화성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PD는 “갸루족 같은 경우는 휴대폰이 없어 온라인을 통해서만 섭외가 가능했다”며 “작가가 온라인 메신저에서 갸루족이 로그인하기만을 기다린 후에 출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쇼핑이나 관련 사업을 하는 몇몇 화성인 때문에 ‘홍보성’ 출연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물론 수많은 제보와 자료 가운데 자기 홍보 혹은 사업홍보 등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사람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철저하게 검증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화성인 바이러스> 제작진은 “예를 들어 신발 마니아인데 슈즈 쇼핑몰을 하는 사람은 화성인이라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홍보성’ 출연으로 비판을 받았던 화성인으로는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는 ‘피부 아우라녀’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당시 피부 아우라녀가 사용해 화제가 되었던 미스트는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홍보성 방송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피부 아우라녀’ 섭외에 대해 이 PD는 “‘피부 아우라녀’는 피부과 원장이기는 하지만 분명 이러한 조건을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피부과 원장이라고 해도 ‘피부 아우라녀’처럼 피부에 유난을 떠는 출연진은 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피부 아우라녀’ 박현숙 씨는 <일요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의 섭외 과정에 대해 “자주 방문하는 속옷 매장에 갔다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주인 언니가 <화성인 바이러스>에 제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했다”며 “사실 방송출연을 기대도 안했는데 전화 인터뷰와 제작진과의 미팅 후 녹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보 논란은 출연 당시 박 씨가 사용해 화제가 되었던 미스트가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확인 결과 해당 미스트는 그의 피부 관리 사업과는 상관없는 별도의 화장품 제조업체 사업자가 존재했다. 결국 대박의 주인공은 박 씨가 아닌 해당 업체 사장이 됐다.
우월한 외모와 초콜릿을 유독 좋아하는 특이 식성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던 ‘초콜릿녀’ 김도연 씨. 그 또한 친구의 제보를 통해 출연하게 됐다. 김도연 씨는 <화성인 바이러스> 제작진과의 인터뷰와 주변인들의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화성인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방송 출연 후 인터넷 쇼핑몰 홍보를 위한 방송 출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초콜릿녀 김도연 씨는 “방송 출연할 당시에는 쇼핑몰 운영을 하지 않았었다”라며 “방송 출연 뒤에 쇼핑몰 운영을 시작한 것인데 홍보성 출연이라는 악플이 달려 억울하기도 했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간 이후 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리는 출연진도 존재한다. 출연진 가운데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는 400여 명의 남자와 연락한다는 ‘어장관리녀’ 유사라 씨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유 씨는 방송 이후 ‘당시 방송 내용은 대본을 읽은 것일 뿐’이라 밝혀 <화성인 바이러스>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 이미 몇 차례 조작 의혹에 시달린 바 있고 실제로 몇몇 화성인 출연자의 프로필로 밝혀지기도 했던 터라 대본을 읽었을 뿐이라는 주장은 커다란 화제가 됐었다. <일요신문> 측에선 유 씨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유 씨 측에선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 당시 연예인 지망생이었던 유 씨는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이다.
이런 논란들에 대해 <화성인 바이러스> 이 PD는 “<화성인 바이러스>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진정성’”이라고 강조하며 “수많은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에서 진정성이 떨어지면 프로그램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실 출연진들에게 악플에 대한 경고는 물론 모든 우려되는 상황을 사전에 고지한다”며 “물론 MC들이 출연진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화성인들에게 날아오는 비난의 화살을 모두 차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