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터칭=장영석 기자 zzang@ilyo.co.k |
주위의 권유가 연예인들이 주식에 빠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연예인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문가들의 주식 투자 제안도 있지만, 대부분 연예인들은 주위 동료들의 말에 혹해 대박을 꿈꾸다 쪽박을 차는 경우가 많다.
손해 보고는 살 것 같지 않은 독설가 김구라도 주식투자에서 엄청난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 그는 6년 전 절친하게 지내던 리포터 조영구의 말을 듣고 무작정 주식투자에 손을 댔다고 한다. 확실한 대박 정보란 말에 겁도 없이 해당 회사 주식을 4000만 원어치 매입했던 것. 이제 막 기나긴 무명생활을 끝낸 김구라에게 4000만 원은 매우 큰 돈이었지만 그는 대박의 꿈을 놓칠 수 없었다. 그러나 확실하다던 대박 정보는 역시나 주가하락으로 되돌아왔고, 김구라는 1000만 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나서야 해당 주식을 되팔았다.
그런가하면 개그맨 서경석은 우연한 기회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경이적인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석이 ‘울엄마’ 코너로 전성기를 달리던 90년대 중반. 그는 절친 이윤석과 함께 강원도의 한 스키장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기분 좋게 떠난 여행도 잠시, 둘은 타고 있던 차가 전복되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도 다친 곳이 없던 두 사람은 뒤이어 따라오던 한 차량의 신세를 지게 되는데, 이때 서경석을 도운 사람들이 바로 여의도의 유명한 증권맨들이었다고 한다. 그들과의 인연으로 주식을 시작하게 된 서경석은 반 년 만에 2억 5000만 원이라는 엄청난 수익을 기록했고, 이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재테크의 행운아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서경석은 처음의 수익보다 더 큰 돈을 잃었다. 이유인즉 주식 전문가들보다 본인이 공부하면 더 잘할 거라는 생각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부터였다고. 서울대 출신의 연예계 엄친아지만 주식 관련 공부는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견미리 배용준 등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 대박의 꿈을 이룬 연예인들은 많지만, 흔히 말하는 개미 투자자로 성공을 거둔 연예인은 드물다. 그럼에도 증권 전문가들이 꼽는 백전백승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연예인은 김생민과 표영호 등이다. 표영호는 주식투자 실패 후 공부에 매진해 현재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는 요령과 차트분석 등이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알려진 바로는 지난해 그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1140%.
김생민은 연예계 재테크의 달인답게 주식투자에도 확실한 원칙이 있다. 그가 말한 첫 번째 원칙은 바로 안정적인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보유중인 종목들은 국내 대표적인 우량주들인데 배당수익이 높고 건실한 기업이라면 무조건 돈을 벌게 돼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말하는 두 번째 원칙은 장기투자다. 1년 내의 단기투자는 개인 투자자로서 절대 기관투자가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3년은 묻어두면 반드시 수익이 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어지간한 증시전문가들이 그에게 주가동향을 물어볼 정도라고 하니 진정한 재테크의 달인답다.
한편 주식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아이돌 출신 가수들도 쉽게 주식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1억 원 넘는 주식투자를 했으나 크게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이효리나 라면 맛에 홀딱 반해 해당 회사의 주식에 올인했다 손해 본 김현중 등은 이제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펀드 등으로 눈을 돌렸다는 후문.
다수의 연예인 고객들을 보유한 증권 전문가들은 그들과의 후일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의 공중파 아나운서 B는 방송국보다 증권회사에 더 많이 출근 도장을 찍으며 2년 동안 주식투자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냉철한 판단력과 빠른 두뇌회전으로 매수 매도 타이밍이 기가 막힐 만큼 정확했다는 그는 무려 5억 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한 뒤 깔끔하게 주식투자에 손을 뗐다고. 수익금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업을 구상했다는 B의 현재 근황은 잘 알려지지 않는다.
증권 전문가들과 악연이라는 배우 C는 평소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주가가 1포인트라도 하락할 경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전문가들을 괴롭힌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 대한 배경 설명이 C에겐 도통 통하지 않는다며 무조건 내 돈 불려달라는 식의 막가파투자에 두 손 두 발 다들 지경이라고. 한 증권전문가는 “연예인들은 자신의 수입을 쉽게 번 돈으로 생각해 투자가 매우 공격적”이라며 “하지만 철저한 분석과 데이터 없이는 결국 손해 보는 게 주식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