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강호동이 정말로 ‘1박2일’에서 하차할까. 우선 지난 12일 녹화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강호동은 “제작진의 얘기처럼 아직 하차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눠서 결과가 나오면 바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아직 ‘1박2일’ 하차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 그렇지만 방송가에선 강호동의 ‘1박2일’ 하차가 확정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을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 그의 하차 여부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방송가의 움직임은 다르다. 강호동을 일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MC로 붙잡으려는 방송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것. 특징적인 것은 이번엔 기존 공중파 3사에 종편 채널들까지 가세해 7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CJ E&M 등 케이블 방송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곳은 종편 채널, 그 가운데에도 jTBC다. 예능 스타 PD 출신인 주철환 방송제작본부장과 <황금어장>과 <무한도전> CP 등을 지낸 여운혁 PD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여운혁 PD는 강호동과 유재석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PD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또한 ‘1박2일’ 초기 책임프로듀서로 강호동과 함께한 김시규 PD 역시 KBS에서 jTBC로 옮긴 상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방송가에선 유재석과 강호동의 종편행이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종편 방송이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한 뒤 방송가에서 어떤 위상을 확보할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 따라서 유재석과 강호동의 종편행은 어느 정도 종편 방송이 궤도에 올라 공중파와 견줄 만한 상황이 왔을 때로 점쳐졌다. 따라서 여전히 강호동이 종편행을 위해 ‘1박2일’을 하차한다는 설에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아직 불확실해 보이는 길인 종편을 위해 탄탄대로인 최고 인기 프로그램 ‘1박2일’에서 하차한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 게다가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는 자칫 ‘1박2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만큼 ‘1박2일’은 인기 프로그램이고 강호동 없는 ‘1박2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강호동에게 붙는 의문 부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동안 소속돼 있던 스톰이앤에프와의 전속 계약이 끝나면서 강호동은 회사를 떠났다. 강호동이 데뷔 때부터 함께 일한 마산 고향친구 박태현 씨와 함께 1인 회사를 세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강호동 측은 “1인 기획사를 설립할지 다른 연예기획사로 들어갈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방송가에선 강호동의 ‘1박2일’ 하차가 그의 새로운 연예기획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 소속사가 그랬듯이 강호동의 새 연예기획사가 강호동 출연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려 한다는 것. 만약 강호동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한다면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게 된다.
이럴 경우 출연료는 물론이고 외주제작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간접광고가 몰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외주제작자에게 더 큰 수익이 보장될 수 있다. 게다가 강호동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몸값이 치솟아 엄청난 계약금까지 챙길 수도 있다. 항간에서 SBS가 강호동에게 100억 원을 베팅했다는 얘기가 나도는 까닭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
‘1박2일’에서 먼저 하차하는 까닭 역시 KBS에서 외주 제작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강호동은 현재 KBS에서 <해피선데이>의 ‘1박2일’, MBC에선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그리고 SBS에서 <강심장>과 <스타킹>에 출연하고 있다.
강호동이 직접 출연 프로그램을 외주제작하려 한다는 설이 사실일 경우 ‘1박2일’ 그 다음은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MBC가 강호동의 새로운 연예기획사에 외주제작을 줄지 여부가 관건이다. <황금어장>은 본래 강호동 전 소속사에서 외주제작을 했지만 지난해 7월 MBC가 외주제작 계약을 해지하고 자체제작 해왔다. 강호동의 종편행 역시 같은 조건(강호동 출연 프로그램의 외주제작 허용)에서 출연 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유력한 연예계 실력자가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등을 영입해 새로운 거대 연예기획사를 설립한다는 소문도 연예가에 나돌고 있다. 만약 이들 세 대형MC가 한 연예기획사로 다시 뭉칠 경우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게다가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모두 외주제작까지 할 경우 그 파괴력은 더욱 막강해진다. 항간에선 실제로 세 대형 MC가 한 연예기획사로 뭉칠 경우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는 물론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까지 이뤄질 위험성도 있다. 그야말로 방송가 빅뱅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
유재석이 이미 1인 기획사를 설립했으므로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이 신생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만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을 펴는 연예기획사도 있지만 이미 신생 연예기획사 측 관계자들이 방송국들과 협상에 돌입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사실 여부에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강호동 측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할지 다른 연예기획사에 들어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 역시 미지의 신생 대형 연예기획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며 “‘1박2일’ 하차 만큼이나 그의 소속사 행보도 큰 관심사”라고 얘기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