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미스코리아 미로 화려하게 데뷔한 손태영. 바비 인형 같은 외모로 금세 연예계에 안착했던 그는 데뷔 초 네티즌들의 질타에 시달렸다. 스타의 통과의례라고도 할 수 있는 졸업사진이 공개되면서 성형논란에 휘말린 것. 쌍꺼풀 없는 눈에 수수한 외모를 보여주는 그의 졸업사진은 삽시간에 퍼져 네티즌들의 화제를 모았는데, 문제는 성형논란을 무마시킬 만한 또 다른 교복 입은 사진이 게재된 것이었다.
그 사진은 공개된 졸업사진과는 다르게 지금의 외모와 별반 차이가 없는 수려한 외모의 손태영 교복 사진이었다. 네티즌들은 이에 손태영의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원래 졸업사진에는 없던 쌍꺼풀, 교복 조끼 안에 블라우스 대신 티셔츠를 입은 점, 학생의 신분에 눈썹을 밀고 있던 점 등을 들어 손태영이 데뷔 이후 교복을 입고 찍은 조작 사진이 아니냐는 것.
이에 손태영 측은 고교 시절 손태영은 이미 쌍꺼풀 수술을 했으며, 교복 속 티셔츠는 더위를 피해 학생들이 자주 입고 다니는 패션이라는 점, 예고의 특성상 무용과 학생들이 공연을 위해 눈썹을 밀고 다녔다는 점 등을 들어 손태영 사진 자작극설을 적극 부인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집중포화가 계속되자 손태영 측은 손태영이 고교 졸업 후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 교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자작극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손태영의 소속사 측이 여전히 조작설에 대해 묵묵부답인 가운데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손태영의 교복사진 조작설은 연예계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인터넷 몇 번만 검색해보면 찾을 수 있는 게 연예인들의 졸업사진인데 이를 차단시켜 버린 스타도 있다. 대표적인 신세대 미남 배우 A는 데뷔 초 자신의 졸업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직접 해당사이트에 명예훼손 신고를 해 자신의 졸업사진을 삭제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졸업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던 네티즌은 자신의 자료가 명예훼손으로 게시 중단되자 항의글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어차피 공개될 거 왜 유난이냐’ ‘A가 너무 오버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A의 졸업 사진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는 훈훈한 모습이어서 더욱 의구심을 낳기도 했는데, 당시 신인이었던 A는 자신의 과거가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고 한다. 항간에선 A가 명예훼손으로 네티즌을 고소했다는 얘기 자체가 루머라는 주장도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2PM 출신 가수 박재범의 데뷔 전 한국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사건 이후 여타 아이돌가수들에게도 한동안 큰 변화가 있었다. 데뷔 전 철없이 쓴 자신의 글들이 네티즌들에 의해 공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마다 자신의 인터넷상 계정을 삭제시켜 버린 것.
활발한 활동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의 멤버 B는 최근 사석에서 남모를 고민을 털어놨다. B는 “재범 오빠 사건을 보며 혹시나 싶은 마음에 예전에 활동했던 커뮤니티를 다시 찾아봤다”며 “문제가 될 내용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트집 잡히는 게 싫어 일일이 다 삭제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문제는 게시글 삭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점. B는 “일일이 삭제버튼을 눌러도 삭제가 안 되는 것들이 있다”며 “다른 네티즌이 댓글을 달아놓았을 경우 원문 글이 삭제가 안된다”고 전했다. B는 데뷔 전 한 커뮤니티에 선배 가수들에 대한 평가를 남겨놓았는데 B의 글에 대한 찬반 댓글이 수십 개나 달렸다고 한다. 혹시라도 글이 공개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B는 “요즘 아이돌들은 물론이고 연습생들 또한 인터넷상에서 쉽게 글을 남기지 않으며, 아이디 또한 유추하기 힘든 의미 없는 단어의 조합으로 만드는 편이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인기 정상의 개그맨 C는 무명 시절부터 출연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없을 만큼 오랜 연예계 활동을 자랑한다. 그러나 유독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은 폐지된 <TV는 사랑을 싣고>와 ‘반갑다 친구야’로 유명한 <해피투게더-프렌즈>다.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작가로 활동했던 이는 “인기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한결같이 출연 제안을 고사했다”며 “성적표가 공개되지 않는 조건으로 출연에 응하겠다는 제안을 해 오히려 제작진이 거절했었다”는 뒷얘기를 전한다.
이로 인해 실제로 성적이 공개될 경우 인기에 치명타를 얻을 만큼 C의 성적이 좋지 않았으며 행동발달사항 기재 내용도 충격적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같은 이유로 <해피투게더-프렌즈>의 섭외 또한 거절한 바 있는 그는 친구들로부터 나오는 자신의 이야기를 극도로 꺼려한 나머지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 이해해달라”며 제작진의 섭외를 완강히 거절했다고 한다.
한편 이미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과거자료 공개에 대응하는 스타들의 자세도 제각각이다. 모델 출신으로 연기력도 인정받아 승승장구 중인 탤런트 정겨운은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때 아닌 공개사과를 하며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 놔 화제가 된 바 있다.
자신이 예전에 나이트클럽을 좋아했으며 즉석만남을 가진 여성을 평가하는 글을 올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 실제 한동안 인터넷 상에서 ‘정겨운 여성 평가글’이라는 글이 나돈 바 있다. 공중파 데뷔 전인 2005년 그가 직접 작성한 글을 보면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단어들을 사용해 즉석만남을 가진 여성들의 나이와 성격 등을 언급하고 있다. 해당글이 더 퍼지기 전에 예능프로그램에서 공개사과를 선택한 그는 다행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편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한선화는 자신의 데뷔 전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떠돌며 성형논란에 시달리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바 있다. 그는 이미 공개된 사진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여론을 조작하기로 결심했다. 이왕이면 좀 더 예쁜 성형 전 사진을 공개해서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여론을 만들려고 했던 것. 고심 끝에 그는 한 유명 사이트에 접속한 뒤 제3자의 아이디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09년 실제 그가 썼던 글을 찾아보면 ‘한선화 과거 사진. 안타깝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그가 올린 과거 사진 여러 장이 첨부되어 있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