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도이치모터스 감사보고서 김씨 주식 전무…“2017년까지 분산 매매” 윤석열 측 설명과 앞뒤 안 맞아
부인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선대본부 입장이 바뀌고 있다. 앞서 윤석열 후보 측은 주가조작 ‘선수’로 지목된 이 아무개 씨에게 주식계좌를 일임했다가 4000만 원가량 손해를 봐 4개월 만인 2010년 5월 관계를 끊은 뒤,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 공소장을 통해 김건희 씨 증권계좌에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동안 알려진 신한증권 계좌 외 4개의 증권계좌가 추가로 등장했고, 이들 계좌를 통해 통정매매·고가매수·허수매수·시종가 관여 주문 등 비정상적 거래가 이뤄졌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윤석열 후보는 2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법정 TV토론에서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 거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네 당연히 (주식 거래) 했지요. 제 처가”라며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하게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기존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주가조작에 참여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선대본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 씨가 9억 원대 차익을 봤다는 의혹에 대해 “김 씨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분산 매매를 했다. 거래구간에 따라 수익을 보거나 손해를 봤다”며 “특정기간을 임의로 설정하면 매수량과 매도량이 일치하지 않아 수익 계산이 부풀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알려진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식 보유 변동 내역은 어떻게 될까. 김 씨는 2009년 5월 19일 두창섬유로부터 24만 8062주를 8억 원에 장외매수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처음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당 3225원으로, 당시 시세보다 200원 이상 낮았다. 두창섬유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배하고 있던 또 다른 회사였다.
이 주식을 바탕으로 김 씨는 같은 해 11월 9일 1주당 0.5주 비율로 무상증자를 배정 받아, 주식 12만 4031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무상증자를 받을 당시 주주명부 기준은 10월 19일이었다. 또한 김 씨는 2개월 후인 2010년 1월 12일부터 29일 사이에 7거래일에 걸쳐 신한증권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 5760주를 장내매수했다.
따라서 2010년 1월 29일 기준 김 씨가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총 94만 7853주로 추정된다. 당시 도이치모터스 발행주식은 총 1949만 2292주로,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전체 주식의 4.86%에 달하는 주식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SBS가 입수한 김건희 씨 개인명의 증권사 계좌 4개의 거래내역에 따르면 김 씨 계좌는 2010년 5월 24일부터 10월 28일까지 DB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통해 총 61만 주를 매도한다. 5개월 동안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3분의 2가량을 판 것이다. 이어 김 씨 계좌는 10월 28일부터 11월 18일까지 20여 일 동안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44만 5777주를 다시 사들인다. 이 기간 동안 매도는 11월 1일 대신증권을 통해 8만 주, 미래에셋대우에서 1000주를 거래한 것이 전부다.
김건희 씨 계좌는 11월 23일부터 다시 매도세로 전환한다. 이날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50여 일간 김 씨의 미래에셋대우와 DS증권 계좌로 총 49만 1557주가 매도됐다. 같은 기간 매수는 4만 6780주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식의 2%가 넘는 주식을 20여 일 동안 샀다가 다시 두 달 만에 매도하는 거래의 형태가 장기적인 분산매매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후 검찰 공소장 범죄일람표 3에 따르면 김 씨는 2011년 1월 26일부터 이듬해 11월 28일까지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5만 9990주를, 2011년 3월 22일부터 같은 해 8월 11일까지 대신증권 계좌로 2만 5500주를 직접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김 씨는 2011년 1월 13일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34만 3343주를 보유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주식에 대한 매도 시점과 매도 단가는 윤 후보 측에서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2013년 도이치모터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건희 씨는 2012년 12월 31일 기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김 씨가 34만여 주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2년 사이 다 매도했다고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앞서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분산매매를 했다는 설명과 맞지 않는다. 도이치모터스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부합하려면 김 씨는 2012년 말 이전에 도이치모터스 남은 주식을 매도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2013년을 넘어 2017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했다고 밝혔다. 또 다시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윤석열 후보 선대본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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