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모델 김나나가 ‘개념 시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선 그가 ‘뛰어난 각선미’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2003년 데뷔, 경력 9년차 레이싱 모델 김나나에게 ‘시구’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각종 모터쇼 등 큰 무대에 서 봤지만 이렇게 마운드에 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죠. 운동신경이 없는 데다가 시구 연습시간도 부족해서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개념 시구’라며 칭찬 해주시니 감사해요”
레이싱 모델이라면 누구든지 꿈꾸는 도쿄 모터쇼, 서울 모터쇼 등 큰 무대에서 활약했다. 김나나가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는 무대는 단연 세계3대 모터쇼라 불리는 ‘도쿄 모터쇼’다. 한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와는 색다른 현장 분위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쿄 모터쇼에서 우리 한국 부스가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우리나라 레이싱 모델이 전문적으로 차를 돋보이게 하는 포즈나 방법을 잘 알다보니 주목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일본 모터쇼에서도 한류가 부는 느낌을 받았어요.”
길거리 캐스팅으로 잡지모델로 데뷔했다. 우연히 일본의 대표적인 레이싱 퀸 요시오카 미호를 알게 된 이후 레이싱 모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은 경력 9년의 베테랑이지만 한국에 ‘레이싱 모델’이라는 직업이 생긴 초창기에는 힘든 점도 많았다.
“사실 레이싱 모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레이싱 모델이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초반에는 유니폼도 지금보다 보수적이었는데도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상처 극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레이싱 모델의 길을 9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김나나. 가수 혹은 연기 쪽으로 전향했을 법도 하지만 고집스럽게 한 길을 걸어왔다.
“최근 5년 사이에 레이싱 모델 협회가 생기는 등 한국 레이싱 모델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어요. 하지만 아직 레이싱 모델은 모두 소속사가 없는 비정규직 프리랜서예요. 다른 나라에 비해 모터스포츠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레이싱 모델이 사랑을 받는 직업인만큼 봉사하면서, 사랑을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글=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
사진=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