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중은 집 앞을 지키는 팬들로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이사가 용이하도록 단기월세계약을 맺고 있다. |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를 통해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개그맨 김현철. 그는 데뷔 이후 15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펼치며 각종 방송과 행사 수입으로 큰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자신 소유의 집에 살고 있지 않다. 특히 그는 전세도 아닌 월세만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월세살이를 자처하는 데에는 그의 독특한 개그 스타일만큼이나 남다른 인생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은 빚이 있어야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주위 동료와 후배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곤 하는데 “다달이 나가는 돈이 있으면 게을러질 틈이 없다”며 자신이 월세살이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실제로 그는 강남구 논현동의 고급빌라의 두 개 층을 사용하며 매달 300만 원가량의 거금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는데 목돈을 집값이나 전세금으로 묶어두기보다는 사업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는 이유로도 월세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개그맨 가운데 가장 좋은 차를 타고 다녔고, 집 또한 남부럽지 않은 집에서 살았지만 한순간도 나태해지지 않고 돈을 벌고 있다”는 김현철. 그는 오늘도 아쉬움 없으면 일을 골라하게 될까봐 평생을 월세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개그맨 장동민은 ‘연예인은 곧 죽어도 넓은 집에 살아야 한다’며 무리한 월세살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동료들의 핀잔을 사기도 한다. 그는 한때 70평형 아파트에 홀로 거주해 동료들을 아연실색케 했는데 적은 보증금에 많은 월세를 내며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억대의 보증금에 10만 원대의 월세가 아닌 1000만 원대의 보증금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월세를 지출했던 것.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해 많은 보증금을 낼 형편이 안 되었던 장동민이기도 하지만 정작 그의 속내는 “연예인이 쪼들리며 살면 일이 안 풀리고 떵떵거리며 살아야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이었다.
연예활동으로 상당한 부를 쌓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월세에 살아야만 하는 이들도 있다. ‘리틀 욘사마’로 불리며 솔로활동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의 경우가 그렇다.
김현중은 1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월세계약을 맺고 들어왔다고 한다. 그는 “전에 살던 동네는 물론 그룹시절부터 팬들이 집 앞을 지키고 있어 소음문제 등으로 민원이 잦았다”며 “이사를 자주 다녀야하는 게 나의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월세 계약을 맺은 이유를 전한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서울 회현동 소재의 신축 주상복합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또래에 비해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자기 소유의 집은 없다. 그는 “늘 팬들이 집 주변에 몰려들다 보니 언제 어떤 민원이 들어와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단기월세계약을 하는 연예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런가하면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눈을 돌리다 울며겨자먹기로 월세살이를 하는 스타들도 있다. 탤런트 박광현의 경우 데뷔 14년이 지나 어느덧 서른다섯의 나이지만 여전히 월세살이를 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동안의 외모를 자랑하는 그답게 그는 실제로 자신에게 30대가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 여느 20대의 젊은이들처럼 먹고 노는 데만 집중해 재테크에는 신경도 못 썼고 연예인의 인기에 취해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갔다는 것.
그의 관심은 오로지 자동차였다고 한다. 레이싱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카 마니아임을 알리기도 한 그는 20대 시절 무려 열 대가 넘는 자동차를 갈아치우며 자신의 수입을 고스란히 바쳤다고 한다. 차에 대한 열정과 고가의 수입 외제차에 대한 욕심으로 아쉽게 목돈 마련에 실패한 그는 뒤늦게나마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을 키우며 열심히 연기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수입이 마땅치 않은 일부 개그맨들과 방송인들 사이에선 강남의 아파트에 삼삼오오 모여 사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다고 한다. 물론 월세는 나눠서 낸다. 3억~4억 원대의 전세 아파트를 수천만 원대의 적은 보증금에 수백만 원대의 월세를 내는 형태로 구하는 것. 그런 뒤 각자 50만~60만 원씩 걷어서 월세를 냈는데 이로 인해 월세 부담을 줄이는 것은 기본, 개그맨들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을 연습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속에는 엄청난 함정이 숨어있다. 군 입대 전 동료들과 함께 공동 월세살이를 경험했다는 방송인 A와 그의 절친한 개그맨 B는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입을 모은다. A와 B는 동료들이 강남 소재 대형 아파트에서 적은 월세를 내고 사는 모습에 혹해 자신들도 입주를 했다고 한다. 방도 여러 개라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 않고 교통도 좋아 처음엔 모든 것이 좋았다는 그들. 하지만 얼마안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고 한다. 밤마다 장난삼아 카드를 치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 보증금을 낸 한 선배 개그맨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주 집에 들락날락하며 A와 B에게도 게임에 합류할 것을 권했는데 재미로 시작한 카드게임에 두 사람은 조금씩 중독되기 시작했고 어느덧 판돈도 커지고 말았다. 결국 엄청난 돈을 카드로 날린 뒤에야 둘은 눈물을 머금고 공동 월세 아파트를 떠났다고 한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