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해병대 현역으로 복무 중인 현빈이 ‘제3회 서울 수복기념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모습. 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특혜? 그만큼 열심히 복무”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예사병의 휴가 일수는 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무려 150일의 휴가를 받아 휴가왕에 오른 붐을 비롯해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최재호와 김윤성은 각각 129일과 117일, 신화의 앤디(본명 이선호)가 110일로 100일을 넘겼다. 그 뒤를 그룹 유엔 출신의 가수 김정훈(94일), 배우 이동욱(91일) 배우 김재원(90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일반 사병은 평균 휴가 일수가 35일로 포상 휴가를 아무리 많이 받아도 50일가량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붐은 어떻게 150일이나 되는 휴가를 받았을까. 붐은 국방부 홍보지원대장으로부터 4건, 홍보공연을 나간 부대의 사단·여단장으로부터 31건 등 총 35건의 훈·포상을 받아 휴가 일수가 150여 일이나 됐다. 붐과 같은 시기 연예사병으로 복무한 연예인 A는 “사실 붐은 포상휴가를 다 쓰지도 못한 채 전역했다”고 말해 붐의 휴가 일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었음을 암시했다.
붐은 군 복무 시절 가장 많은 군 관련 행사를 소화한 연예사병으로 유명했다. 전역 이후 붐은 “국군 관련 행사를 400회 정도 소화했는데 일주일에 5회 정도 행사에 참여했을 정도”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매번 열성적으로 무대를 소화했다는 것. 연예관계자들도 붐이 군대에서 무대 경험을 많이 쌓아 예능감이 더 좋아졌다는 평을 할 정도다. 이런 붐의 열정적인 무대가 사병들의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을 주면서 각급 부대장이 주는 훈·포상이 31건이나 됐다. 붐과 마찬가지로 위문공연을 비롯한 각종 군 관련 행사에 많이 참여해 열성적으로 임한 연예사병들이 훈·포상을 많이 받았고 그만큼 휴가도 많았다.
#연예사병 특수성 이해해야
“군에서 400회나 행사를 소화했다고 알려졌을 때는 붐이 열심히 군복무를 했다며 칭찬의 소리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휴가를 많이 받았다고 알려지자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은 아이러니하다”라는 A는 “따지고 보면 똑같은 얘기인데 네티즌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비슷한 시기 연예사병이었던 연예인 B는 “군인에게 휴가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연예사병이 휴가를 많이 받은 데 대해 비난 여론이 높은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연예사병의 복무 형태가 일반 사병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B에 따르면 붐의 경우 전국 각지의 부대를 누비며 행사에 참여해 밤 12시가 넘어 숙소에 들어오는 날이 많았을 정도로 바쁘게 군 복무를 했다고 한다. 저녁 6시면 일과시간이 끝나는 일반 사병과는 크게 다른 근무 형태라는 것. 게다가 휴가 도중에도 일시적으로 군에 복귀해 행사를 소화하는 일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최대한 행사 일정을 피해 휴가를 잡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 도중에 행사가 잡힐 정도로 붐이 바쁘게 군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외출 실태
▲ 2009년 군복무 중 S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붐. |
그렇지만 이런 지나친 배려가 연예사병에 대한 관리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연예계에선 연예사병 근무 연예인이 몰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사병으로 근무한 연예인과 절친한 연예관계자 C는 연예사병의 경우 외출이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한다. “연예사병의 경우 국방부 내 숙소와 국방홍보원을 출퇴근하며 근무하는 데다 각종 행사와 촬영 등 외근도 많은 편이라 바깥출입이 자유롭다”면서 “이를 악용해 사적인 용무를 보기 위해 외출하는 경우도 많은데 나 역시 C가 연예사병으로 복무할 당시 그렇게 종종 만나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관계자는 연예사병으로 복무했던 연예인 D가 용산에 사는 절친한 방송인의 집에 놀러와 있는 모습이 주위에 자주 목격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B는 “D가 한두 번 외출 나갔다가 부대 부근에 있는 친구의 집에 들렀을 텐데 그게 와전돼 매일 거기 와있는 듯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빈 안 됐고, 비 걱정”
연예사병 출신 연예인들은 현재 군 복무 중인 연예인들에 대한 걱정의 얘길 들려주기도 했다. 특히 현빈이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이었다. 현빈은 해병대에 입소해 백령도 6여단에서 일반 전투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본래 사령부 모병 홍보병에 배치됐던 현빈은 특등 사수의 홍보병 배치를 두고 여론이 들끓자 일반 전투병으로 재배치됐다. 그럼에도 방산수출 관련 군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동행하고 서울수복기념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도 참석하는 등 홍보병 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에 A는 “당연히 홍보병이 됐어야 하는데 여론에 떠밀려 두 배로 힘든 군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연예사병이 아닌 일반병까지 군은 연예인의 인기를 최대한 홍보에 활용하려 하고 그 대가로 잦은 포상 휴가와 외출 등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으로 인해 군복무는 힘들게 되고 포상이나 휴가는 떳떳하게 받지 못할 것 같아 안쓰럽다”며 “현빈을 보면 참 안 됐고, 이제 막 입대한 비를 보면 걱정이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