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취임식 때 노 대통령이 전용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 ||
지난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행사 때 발생한 한총련의 방해 사건와 관련, 대통령 전용차를 두고 경찰과 정가 안팎에서 불거진 소문이다. 이 소문은 지난 5월21일 김옥전 전남경찰청장이 이 사태와 관련한 문책인사로 직위해제되면서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1호차 파손’ 소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경호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한 셈. 과거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했던 한 군 출신 인사는 “실제로 1호차가 시위대에 의해 파손됐다면 경호 책임자는 모두 사표를 내야 할 심각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경호의 경우 근접 경호는 청와대 경호실, 2선 경호는 경찰 조직인 22특별경호대와 101경비단, 3선 경호는 수도방위사령부 등 군부대가 맡는다. 군부대 방문을 제외한 통상적인 외곽 경호는 경찰이 맡는데 대통령 지방방문 때는 해당 지역 경찰이 경호에 동원된다.
지난 5·18기념식 행사 때 노 대통령의 경호는 청와대 경호팀과 전남경찰청이 담당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전용차인 1호차를 탔다. 1호차는 국제적으로 안정성인 인증된 벤츠 최고급형. 경호팀은 ‘1호차’라는 사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마크를 뗀 채 기념식장인 5·18국립묘지로 향했다.
그러나 기념식장 정문은 1천여 명의 한총련 학생들로 인해 통과가 어려웠다. 결국 노 대통령은 정문에서 1백20여m 떨어진 후문을 통해 예정 시간보다 15분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기념식을 끝내고 참배객과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으로 통과하려 했지만 시위대로 인해 쉽지 않았다. 경호에 문제가 생기자 경호팀은 노 대통령을 1호차가 아닌 경호차에 태우고 후문쪽으로 빠져나갔다.
얼마 후 1호차는 시위대의 눈을 피해 후문을 통과했다. 노 대통령은 중간에 경호차에서 1호차로 바꿔타고 강의가 예정된 전남대로 향했다.
‘1호차 파손’ 소문의 배경이 된 사건은 노 대통령이 후문을 빠져나간 직후에 발생했다.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등 수행팀이 후문을 막 통과하려는 순간 시위대가 수행팀 차를 가로막았던 것. 일부 시위대는 수행팀 차에 발길질을 하고 각목으로 때리기도 했다. 이날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된 것은 문희상 비서실장의 차(에쿠스 XXX5)였다.
즉 파손됐다는 소문 속의 1호차는 사실 문 비서실장의 비공식 차량이었던 것. 파손된 문 비서실장의 차는 이틀 만에 수리·도색에 들어가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1호차 파손’ 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경호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시위대로 인해 기념행사 참석에 차질을 빚고 수행 차량이 파손된 보기 드문 사태가 그런 소문을 불러온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기도 했다.